
묵묵히
지켜봐주는 남편
지적해주는
아들에게 고마워
한 권의 동화책이
인생의 길을
바꿔
나 자신을 위해
시작한 동화구연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인데도 신평작은도서관 입구에는 작은 신발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도서관 한켠에 모인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는 아이들이 손에 호랑이 인형을 쓰고 호랑이 목소리를 흉내낸다.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사람은 자원봉사센터에서 동화구연봉사단 ‘낮도깨비’의 단장을 맡고 있는 차현미(32, 당진읍 원당리)씨이다.
자원봉사센터에서 귀띔해준 현미씨는 현재 조금초, 도성초, 천의초 3개의 병설유치원에서 동화구연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각 면의 작은도서관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직접 찾아가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기도 한다. 또 소아과에서 일정보수를 받으며 병원에 대기 중인 아이들에게도 동화구연을 하고 있어 동화구연을 자원봉사뿐만 아니라 직업으로도 삼고 있다.
동화구연을 하기 전 5년간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지도를 해온 현미씨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동화구연을 할 봉사자를 모집하는 것을 보고 독서지도보다는 동화구연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센터에서 동화구연교육을 받은 현미씨는 그동안 해온 독서지도를 접고 동화구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현미씨와 동화구연을 함께 시작한 사람들은 20여명이었지만 현재 함께 하는 인원은 4~5명 정도로 줄었다.
“보는 것과는 다르게 동화를 구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동화를 선택해 구연용 원고를 만들고 도구들도 직접 만들다보면 적잖은 시간이 들어 포기하는 분들도 많아요. 특히 아이들 앞에서 서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필요하더라고요.”
현미씨는 자원봉사자 교육 이외에도 서울에서 더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자격증도 취득했다. 더 자세히 배워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미씨가 이날 쓴 동화구연도구인 검은 천을 씌운 행거와 작은 호랑이 인형은 모두 현미씨가 손수 만든 것이다.
“구입할 수도 있지만 제가 만든 도구를 가지고 구연을 하면 정말 이 동화가 제 것처럼 느껴져요. 아이들도 선생님이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것을 알아주더라고요.”
현미씨는 오는 길에 행거가 차에 들어가지 않자 분해해 차에 실은 뒤 도서관에 내려 다시 맞췄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동화구연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하나 같이 밝았다. 현미씨는 내성적인 아이들도 구연을 하다보면 차츰 따라온다며 소극적인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라고 추천했다. 동화구연은 발표력, 노래, 자신감 등 여러 가지가 접목된 문화활동이라는 점도 자랑스레 이야기했다. 현미씨가 동화구연시간을 마무리하는 방법이 특이했다. 아이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는 것이다. ‘나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믿음, 용기 그리고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을 아이들과 번갈아가며 대여섯번 정도 외치고 수업을 끝맺는다.
“자라는 아이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자신이 말한 대로 그렇게 믿고 생각하면 그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동화구연 첫 시간에 자신의 꿈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것과도 연결되는 부분이에요.”
이야기를 하는 내내 환한 미소를 보이던 현미씨는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적극적이진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 막지 않는 남편에게도 감사하고, 구연 준비하는 엄마를 이것저것 지적해주는 아들 유환이에게도 감사하고... 봉사시간이 잘 맞아 유환이 학교가고 학원가는 시간에만 활동하는 것도 그렇고... 인연이 잘 닿아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미리 준비했더니 기회가 잘 따라줬네요.”
오는 기회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올 기회를 위해 준비했던 현미씨는 다음에 올 기회를 위한 준비에도 착실히 하고 있었다.
“웃음치료사 교육과 말하기 훈련 교육과정을 배울 생각이에요. 독서지도가 동화구연에 도움이 된 것처럼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들을 들려줄 수 있겠죠? 초등학교에서 방과후활동도 하고 싶은데 이것은 희망사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