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도시의 사는 이유로 인해 가끔씩은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을 오가기도 한다.
그날도 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미술 재료를 사고나니 버스시간이 남아 시간도 때울 겸 서점에서 서성이며 책들을 보고 있었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 제목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소도시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며 예술에 대한 갈망과 깨달음을 갖고 싶었던 차에 선뜻 책을 샀다.
당진까지 오는 내내 책을 놓지 못하며 내려왔다. 덕분에 지루함을 모르며 당진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작가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며(지금은 교수로 재직) 전국을 누비는 여행을 하며 느낀 점과 숨어사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해 예술가로 산다는 것에 대한 남들이 알지 못할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작가의 여행은 ‘떠남과 떠돎’ 이라는 보편적인 원형이 어떻게 작가개인의 실존 속에서 변형되고 구체화되고 작업 속에선 어떤 식으로 관류되는지에 대한 매우 흥미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아울러 그것은 그림에 대한 국한하지 않고 인생이라던가 삶에 대한 교훈, 예술가로 산다는 것에 대한 무게와 실존적 깊이를 은연 중에 반추하게 해준다.
작가들에게는 작업에만 전념하기 어려운 세속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자연과 하나가되면서 수런대는 벌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에 귀를 적셔보기도 하고, 흥건한 풀내음, 땅의 내음을 흠뻑 맡아가며 자연의 오묘한 이치도 깨닫고 위대한 자연의 생명력에 감탄해보기도 하면서 새삼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진실로 뜨이고 깨인 눈과 마음으로 자연을 형상화하고 오늘의 삶과 현실에 올바로 대응해나갈 수 있는 정신적 비전인지 아니면 탈속적인 제스처로 유행화된 자연주의풍의 단순한 답습인지에 대한 가늠도 필요하지 않나 여겨진다.
여기서 작가의 말을 빌려본다.
자연으로부터 뜨인 눈과 마음을 일러 받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행복감과 곧이어 파고드는 막막함 같은 것을 그 작가와 함게 나누고 있노라면, 한 인간으로 태어나 지금가지 살아오면서 운명적으로 그림을 택하고 그림 그리기에 자신의 전부를 걸고 살아온 한 인간의 생애, 그 고달프고 끝이 보이지 않는 욕망과 맞닥뜨린다.
이 책은 미술에 관련이 있고 또 내 자신이 미술을 하니 꼭 미술만을 이야기한 듯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다른 분야의 예술가든 또 예술가가 아니여도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예술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예술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
지은이 박영택 | 출판사 마음산책 | 가격 15,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