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천에 철새들이 장관을 이루고 파란 하늘 아래 수목들이 빨갛게 옷을 갈아입을 때면 우리 고장 당진의 아름다움은 절정을 이룬다. 마을마다 풍요와 보람이 넘치고 언덕마다 계곡마다 자연의 신비가 가득하다. 주로 하는 일이 자연과 환경 지킴이 역할이요 그 중에서도 새들의 아버지를 자처하는 일을 하다 보니 서해대교를 감도는 잿빛 안개 속을 지날 때도 끼룩끼룩 갈매기 울음소리에 더 매료되곤 한다.

자연은 참 신비롭다. 서로가 서로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하지 않아도 공생하는 원리와 방법을 잘 알아 실천한다. 저마다 독특한 유전자를 갖고 저마다 그 특성을 잘 살려 자신을 나타낸다. 이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느낄 때마다 조물주의 무한 능력에 감탄하곤 한다. 이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자연의 한 동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학교에 내 아이들이 다닌다.

거의 매일 한 번씩은 들르는 북창초등학교!

그곳에 가면 나는 자연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한다.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 가식이 없고 여유가 있다. 서로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베풀 줄 안다. 상급생은 하급생의 손을 잡아 이끌어 주고 하급생은 상급생들의 그 손을 절대 뿌리치지 않는 순수함이 넘친다. 교직원들의 넓은 가슴으로의 포용이 이처럼 아름다운 학교문화를 만들었으리라 생각된다.

북창초등학교 교장실에는 밤샘독서학교 운영, 개인학습준비물 없는 학교, 다자녀 가정 우대 교육 등 7가지 특색교육 사업이 게시되어 있고 그 내용이 대략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의 ‘자연과 함께 하는 홀리스틱 교육’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명색이 자연과 더불어 산다고 자임한 내가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였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삼라만상과의 통일성과 상호연관성 중시 △인간의 선천적 성장가능성 중시 △학습자 개개인 존중 △경험적 학습의 중시 △교육과정의 전체성 중시 △학습 과정에서의 교사의 촉진자 역할 △학습자의 선택이 존중되는 자유로운 분위기 조성 △지구시민 교육·공생을 위한 생명에 대한 외경심 등의 교육을 뜻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반추하며 난 자연이 곧 교육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 교육이 꼭 이기고 지는 것, 앞서는 것,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극복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자연이 그러하듯 기다리고 믿고 돕고 격려하는 삶 그래서 학습으로 성공한 미래보다 학습하는 지금이 더 행복한 학교로의 전환이 바로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야만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기다움을 계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들은 이러한 교육을 실현하는 북창초등학교에 다닌다. 난 그래서 이 가을의 아름다움과 함께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