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건설사 퇴출작업 ‘부실’

군내 118개 업체중 59개사가 기준미달

법적·제도적 정비없이 강행해 퇴출 흐지부지

대상업체 중 5개 업체 정도만 퇴출될 듯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부실 건설사 퇴출작업이 허술한 건설업 등록제 등 법적, 제도적 헛점으로 인해 갈수록 흐지부지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부실 건설업체 퇴출방침에 따라 당진군이 지난 7월 이후 관내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대한전문건설업협회 충남도지부의 협조를 얻어 분석한 결과 1백18개의 대상업체 중 59개 업체가 등록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기술자 부족과 자본금 또는 공제조합 출자좌수 부족, 장기간 휴폐업 또는 연락 두절업체 등으로 등록기준에 미달했다.

이긍익 건설과장은 “등록기준에 미달된 이들 업체에 대해서는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4일까지 청문절차를 거쳐 현장방문 등을 포함한 2차 실태조사를 마친 후 12월31일까지 영업정지 및 등록말소조치 등의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사대상 업체들이 기간내에 형식적으로나마 기준을 맞출 것으로 보여 실제 퇴출될 업체는 5개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관내 종합건설업체 29개사에 대해서는 현재 충남도에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아직 2차 실태조사 대상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부실한 법 제도가 부실 건설업체 양산

건설업체는 김영삼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등록요건이 완화되면서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특히 당진지역은 한보철강의 입주로 인해 건설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추세는 IMF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제살 깎아먹기’식 수주전으로 부실기업만 양산하고 말았다.

A사가 문을 닫으면 A사의 관리직원과 기술직원이 각각 B사와 C사를 차리는 등 건설업 특성상 인력이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기 힘들어 자체내에서 무수한 ‘페이퍼 컴퍼니’(종이회사)를 양산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건설업 등록 요건은 자본금·기술자·경력임원 등 3~4가지 요건을 서류상으로만 갖추면 건설업 등록을 마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사무실이 없어 설계도 볼 공간조차 궁색해도 건설회사 등록을 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에는 △실제 건설은 하지 않고 수주만 하는 위장업체(브로커) △건설업 등록을 빌려주는 업체 △수주한 공사를 전부 하도급하는 업체 등 수많은 부실·무자격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

법제도 정비없이 부실업체 퇴출 실효성없어

또한 건교부가 기존 업체의 퇴출만 엄포 놓았을 뿐 무자격 업체들의 신규 진입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부실 건설업체 퇴출작업은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당진읍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ㅇ건설 대표 이모씨는 “수주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사람이 여러 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사무실없이 휴대폰에 착신한 채 활동하는 업자도 있다”며 “현재 건교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 퇴출작업은 법적·제도적 정비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어차피 문닫기 직전의 업체들만 대상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