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제49회 사법시험 3차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지원자들이 오랫동안 꿈을 향해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자신보다 더 기뻐할 가족들과 친지, 이웃들과 함께 합격의 영광을 나누고 있는 지역의 합격자들을 만났다.
“법 때문에 고생하던 가족들을 위해” 박배희씨
“다들 2차 합격하면 최종합격된 거나 다름없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안 그랬어요. 작년부터 3차 면접에서 떨어지는 사람 수를 늘어났지, 질문은 뭐 나올지 모른다고 하지. 불안한 마음이 컸죠.”
송산면 금암리에 살고 있는 박배희(27)씨는 최종합격까지 느꼈던 긴장감과 불안감들을 꺼냈다.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던 박씨가 1차 시험합격까지 2번의 고배를 마셨다. 앞서나가는 후배들을 보면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어려웠다.
박씨가 법조인의 꿈을 꾼 것은 초등학교 시절. 교통사고를 당한 아버지가 법을 몰라 고생하던 기억이 계기가 됐다. 그 당시 변호사였던 아버지의 친구가 도와주고 일이 해결되면서 꿈의 확고한 밑바탕이 됐다. 대학시절 그 확고한 뿌리가 흔들리던 시기도 있었다. 회의감이 들어 심각하게 자신의 꿈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민의 끝은 이러했다. ‘끝을 보고 나가자’
내년 3월 연수원에 들어가 더 많은 것을 공부하게 될 박씨는 앞으로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면서 자신의 꿈에 대한 윤곽을 잡아나갈 생각이다.
“저에게는 교만한 마음들이 가장 방해됐던 요소였어요. 신념을 밀고 나가면서 겸손하게 제 꿈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당진서 들은 합격소식 반가워” 전성준씨
석문면 교로리에 살고 있는 전성준(27)씨는 당진군으로 이주한지 두 달이 안됐다. 아버지(전도교사 전수진 목사)를 따라 내려온 당진에 날아든 소식은 사법고시에 최종합격했다는 이야기였다. 덕분에 이들 가정에게 당진은 특별하다.
“합격소식을 듣고 좋았지만 한편으로 책임감도 컸어요.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서린 자리잖아요.”
전씨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오랜 시간을 들인 만큼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인이 되면 활동분야가 다양하고 법과 관련되지 않는 분야가 없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한 전씨가 사법고시에 도전하게 된 것은 아버지 전수진 씨의 탓도 있었다. 아버지는 고고학을 좋아했던 아들에게 법을 배우면 어떤 일을 하든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씨는 앞으로 재판연구관을 꿈꾼다고 말했다. 재판연구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여러 나라의 판례와 자료를 찾아 해석하고 의견을 모아 올바른 판결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은 불안하게 하고 내가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꿈을 향해 편안히 마음먹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긍정은 나의 힘” 이혜현씨
지난 13일 고향인 당진을 방문했다가 은사들을 만나기 위해 모교인 호서고등학교를 방문한 이혜현(26)씨를 만났다.
이씨는 “법조인의 가장 큰 매력은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고 조언해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3학년 때부터 학교생활과 시험공부를 병행했고 졸업 후 본격적으로 시작해 2년 6개월만에 영예를 안았다.
사실 이씨의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교대지원에 실패하고 법학과에 지원한 것이었는데 덕분에 삶의 목표가 달라져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이씨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1차시험을 합격한 이후였다. 합격은 했지만 예상보다 낮은 점수 때문에 2차시험 준비가 막막하게만 느껴졌단다. 또 불안한 마음이 먼저 앞서 시험을 준비하면서 몸이 많이 아파 고생하기도 했다. 그 순간을 넘어선 지금은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씨의 앞으로의 목표는 판사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씨는 연수원에 들어가기까지 꾸준히 공부할 생각이다.
“‘나는 합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최선을 다했어요.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었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