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금구 합덕대건노인대학장
▲ 서금구 합덕대건노인대학장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사람마다 ‘노인일자리 창출’을 외치던데, 어제 아침에 보니 노인들이 길거리에 줄줄이 서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겁니다. 과연 그게 올바른 일자리 창출인지 의문이 들어요.”

18년째 합덕대건노인대학을 이끌어 오며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개선을 위해 일하고 있는 서금구(76) 학장. 그는 요사이 노인들이 한달에 일정가량의 보조금을 받고 길거리에서 환경미화 활동을 하는 걸 지켜보며 씁쓸한 생각이 든다. 나이 든 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단순한 소일거리뿐인 것은 아닌데... 서 학장은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인들도 저마다 잘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발굴하고 노인들의 특성에 맞게 재교육시키는 일이 우선돼야 합니다. 임시방편적인 일자리는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에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생활보조지원금제도도 보완해야 할 문제가 많다. 독거노인의 경우 돈을 지원해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도와주는 것이다.

“금전적인 지원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절약이 몸에 배어 있어 목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노인정서에 맞는 실질적인 교육차원의 복지제도가 시급합니다.”

서 학장이 노인대학을 시작한 것은 보통 노인들, 즉 가진 것 없고 배움도 부족한 농촌노인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지식과 교양의 맛을 보게하고 노년의 시간을 ‘때우면서’ 보내는 것이 아닌 ‘즐기면서’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공무원과 복지가들이 노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연 지금 노인들을 위한 복지가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적합한 제도인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식당의 역할에 치중한 복지회관, 돈만 쥐어주는 생활보조금제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하에 시행되는 쓰레기 줍기, 노인들의 정서를 생각하지 않은 댄스교실 등은 실질적으로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고 노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지금 보다 좀 더 실질적인 복지제도를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책상 앞에서 생각해 낸 제도는 현장에서 적절히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서 학장은 보호차원의 복지가 아닌 교육차원의 복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인들도 저마다 다른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사회복지사 분야도 다양화, 세분화시켜 교육된 복지가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 한다. 대규모 수용시설 같은 요양원보다는 소규모공동체의 성격의 시설에서 마음맞는 노인들이 함께 서로 도우며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늘 배우는 자세를 지닌 국회의원이 필요합니다. 노인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한다면 정말 필요하고 적절한 대안책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