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비료 대란’ 오나
군내 한 농협의 비료창고가 텅텅비어 있었다. 특히 시기적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요소비료는 재고가 바닥 난지 오래다. 비료가 들어와도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뿐더러 비료가 입고되자마자 순식간에 판매된다. 당진군내 한 농협 경제사업부 비료판매소에는 하루에도 수없이 비료재고 여부를 묻는 전화와 비료를 사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원자재 상승으로 인해 농협과의 계약가에는 팔수록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비료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 계통구매에 참여하는 8개 주요업체 중 5개(동부, 풍농, KG, 협화, 조비)업체가 5월초부터 납품을 거부하고 3개 업체(남해, 삼성, 카프로만)만 공급하고 있으며 지역조합별로는 일부 비료의 공급이 중단된 사태를 맞은 곳도 있다.
농협중앙회 당진군지부가 밝힌 군내 비료재고 현황에 따르면 6월9일기준으로 대표적인 ‘21-’복합비료와 ‘그레뉼 요소’는 5천219포와 4천627포가 각각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료 사용량의 70%가 농번기철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료의 재고량 부족과 비료값이 또 오를 것이라는 소문에 일부에서는 비료를 사재기하는 극성까지 보이고 있어 비료의 품귀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또한 그나마 비료구매 자금을 보전해주던 재원마저 바닥난 상황이어서 농촌에서 느끼는 비료품귀 체감현상은 더욱 클 것이라는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현재 비료값은 지난해부터 비료값이 50% 이상 올라 요소 한포의 가격이 8천2백원이었던 것이 올 1월에는 1만2천4백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21복합비료 등 다른 화학비료값도 비슷하게 인상된 실정이다.
고대면의 한 농민은 “평년 같으면 비료가 필요할 때 농협에와 구매를 하지만 비료값이 오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지금은 당장 필요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더 사다 놓고 있다”며 “하지만 비료를 사고싶어도 비료가 없어 그나마도 힘들다”고 말했다.
비료를 운송하는 한 대형운송업체의 운전기사는 “20톤차량에 비료를 가득 싣고 농협 한곳에 전부 하차했지만 요즘에는 두곳의 농협에 나눠 하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당진군지부 박영진 과장은 “비료생산업체들이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비료생산을 극히 제한하고 있다”며 “비료생산 업체에서 비료값의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비료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필요에 따라 군내 농협간 공유를 하고 있어 당분간은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차원의 비료값 지원정책 필요
당진군농민회는 “농협중앙회에서는 비료납품업체들을 상대로 2008년 비료원자재 수입원장을 요구해 적정 가격인상비율을 산정하고 있으며 6월 이내에 비료가격을 30%~50% 인상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연간 화학비료판매액이 6000억원 수준이므로 50%인상 시 연간 농가부담은 3000억원이 증가할 전망이며 유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비료가격은 향후 5~6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비료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비료 사재기가 비료 품귀현상에 한몫을 하고 있다.
군내 한 농협 관계자는 “농민들이 비료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과 비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한두달 뒤에 사용할 비료까지 미리 사재기하고 있다”며 “더욱이 농민들간 경쟁이 붙어 너도나도 비료사두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정작 필요한 농민들은 비료구매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곡물가의 상승으로 인한 사료값 인상, 고유가로 인한 면세유가의 상승 등 각종 생산원가 또한 증가해 농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대면의 최모씨는 “뜬모작업을 하는 아주머니들의 품삯이 최근 4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됐으며 기름값의 인상으로 농기계 임대료도 올랐다”며 “농기자재값과 생산원가가 증가하면서 농사짓고 살기 힘든 시절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당진군농민회 이덕기 회장은 “정부가 인수위시절 비료값 대책으로 624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친환경농업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전액 유기질비료 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유기질비료는 주로 밭작물과 과수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이용하는 것이며 쌀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화학비료를 이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화학비료에 대한 지원을 실시해 비료값 상승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시급히 해소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