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석 씨

당진 출생

시집 ‘바람 그 자리에 머물면’

나루문학회 회장

뉴신성여행사 대표

“점점 힘들어 지는 농촌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파요. 젊은 사람들이 떠난 농촌을 지키며 땀 흘려 일했지만 제 값도 못 받고 자식처럼 키운 농산물을 팔아야 하는 늙은 농부들... 그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진 못하겠지만 농부들의 마음을 세상에 조금이나마 알리고 싶습니다.”

정재석 씨의 시 ‘나뭇잎 편지’는 그런 자신의 마음을 가을 낙엽에 적어 농부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늦가을, 추수를 끝낸 텅 빈 논을 바라보면서 농부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읽었다고.

그는 젊었을 때 다른이의 시를 보면서 더러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그도 펜을 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그 시는 자신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최고의 약이 되었다.

“시 쓰는 일은 마치 헝클어진 마음을 다 잡는 수양과도 같아요.”

그는 요즘 평생토록 자신의 곁을 지켜준 가족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한해 한해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그는 나이 먹는다는 서운함과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끼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새삼 깊어진다.

“결국엔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곁에서 늘 나를 지켜줬던 가족에 대한 시를 요즘 즐겨 쓰는 편이에요.”

여름 소나기가 내리는 공원에 앉은 그의 목소리는 참 조용했다. 인터뷰 말미에 정 씨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군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줘서 당진 문학계가 활발해 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나뭇잎편지

길옆에 소복이 쌓인 나뭇잎들은

저마다 행복했던 지난날들을

사랑의 편지로 띄웠다

나뭇잎 구겨지도록

행복했던 날이며

비바람 태풍을 맞던 서글픈 한을 쓰고 또 쓰고

밤이슬 찬 서리에 쫓겨

버려진 사랑 잊을 수 없어

원망 섞인 넋두리들을

어릴 적 새봄이 오면

봄이 왔다는 시선을 주고

한여름 나무의 옷이 되어

울부짖는 매미들의 기둥도 되어주고

밤마다 헤매 도는

집 없는 새들의 지붕이 되어 주며

땀에 흠뻑 젖은 사람들의 정자가 되었다고

이젠 찬 서리에 늙어 힘이 부치나니

마지막 남은일 하나

젊어 생전

내가 사랑했던 그이에게

내 몸 붉은 치마되어 내려와

추운 겨울 따스하게 감싸 주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