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와 저녁이내가 함께 밀려드는 낯설은 저녁 길, 꿈속인 양 제 얘기 굽은 길가 한 자락에 펼쳐놓고 손님 눈길 휘감아 뭉클 뭉클 안개자락 피어 올리며 둥그런 문패 시녀인 양 동네 어귀에 세워 들고나는 이에게 고운 웃음 허리 굽히는 세상에 빗장 걸고 오순도순 처마선의 굴곡처럼 어우러지고 싶은 낡은 굴뚝마다 속살거리는 얘기들 한 옴큼씩 피워 올려 검은 그을음으로 새겨진 정겨운 그 마을 굼실굼실 짚어 나오며 잘못 들어 낯익은 길 안에 남고 싶은 저녁, 잊혀지지 않는 맘속의 풍경소리
[시(時)]읽는 오후 - 당진작가들의 시 한편] 김희숙씨의 ‘잘못 든 해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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