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일구는 자만이
역사의 향기를 누릴 수 있다
이형렬
합덕 종로학원장
(주) 당진시대 신문사 이사
세계사적으로나 우리 민족사적으로나 격동의 한 세기를 마감하고 또 한세기를 맞이해야 하는 기로에 선 우리 모두는 역사에 대한 경외심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 수많은 영예와 환희,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좌절, 고통과 번뇌를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뒤안길에 묻고 무언으로 가신 선조들의 얼이 숨쉬는 역사 앞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우리들의 자화상을 역사의 순리 속에 용해시켜야 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60~70년대 지긋지긋한 가난을 떨치고자 경제부흥과 산업화를 외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국내외에서 근로자, 산업역군, 소시민들의 몸부림으로 경제기반의 틀을 마련했으며 급기야는 90년에 10,000불 시대의 선진국 진입이라는 환상을 현실화 시켰으나 그것도 잠시, 국가경제 파탄이라는 IMF 관리체제하에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위정자, 경제인 어느 한 집단이나 개인의 책임은 결코 아니며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므로 이 암담한 현실은 내일에의 희망을 모색하는 슬기로운 과정으로 승화해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경제성장이나 국가발전이라는 지표가 소읍·마을단위까지 균일하게 성장·발전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지역 당진, 그중에서도 합덕·우강지역을 볼 때 농업이 이 고장 경제 전반을 이끌었던 지난 세월은 풍요와 명성 속에 활황을 구가했다. 특히 버그네 오일장은 전국에서 모여드는 상인들과 원근 각지에서 모여드는 소비자들의 발길로 인하여 인산인해를 이루며 불야성을 방불케하는 상권의 중심지가 되었었다. 계속되는 인구유입에 힘입어 72년도에는 읍 승격이라는 영예를 안고 지역인 모두가 기쁨의 환희를 맛보며 애향심에 고취되기도 했다.
그러나 80~90년대 산업화가 가시화되고 서해안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주변지역의 급속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합덕·우강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낙후를 면치 못하고 심각한 경기불황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지역상인들은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상권 때문에 상가와 점포가 존폐위기에 처해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상당수 농민들은 언제까지 경쟁력 없는 농업에만 의존하고 살아야 하느냐며 가능한한 산업화와 전원도시 건설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소외감과 애향심이 저하되면서 주인의식이 결여되고 급격한 인구감소와 자본유출로 경제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성장 잠재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실의와 패배감에 젖어 방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오늘의 이 현실은 우리 스스로의 책임이란 인식전환과 더불어 의식개혁을 통해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하자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합덕청년회의소 특우회를 중심으로 합덕·우강 기관단체들이 뜻을 같이하여 학계의 석학들을 초빙하여 '지역발전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한다니 바라건데 이 행사를 통하여 주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고 지역발전에도 큰 전기가 마련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역사는 스스로 일구고자 하며 깨어있는 자만이 그 향기를 향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생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