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어요”

“폐교도 하지 말구요”

동생들 ‘왕따’가 걱정인 우강면 부장분교 졸업반

우강면 부장리 부장분교. 시골사람 인심 그대로 아담한 나무들이 울타리에 심어져 담벼락도 없는 이 학교 따뜻한 햇볕아래 아이들이 모여있다. 지금은 오후3시 특별활동 시간.

학교건물 옆에서 공놀이 하던 4·5·6학년 아이들이 몰려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학교를 옮기는 건 싫어요. 여기서 계속 공부하고 싶어요. 거기 가면 애들도 모르고 아무것도 익숙지 못하쟎아요.”

6학년 지은이가 먼저 한마디 한다.

“졸업이라도 해야죠. 기껏 두세달 공부하면 되는데, 여기랑 진도가 다를 수도 있어요.”

같은 졸업반인 혜연이도 근심스런 얼굴이다.

“얘네들 모두 유치원 때부터 친군데 너무 정들었는데... 가려면 다 함께라도 가야죠. 어떤 애는 신평으로 간대요. 그럼 졸업도 따로 하쟎아요.”

어느새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 지은이는 곧 울 것 같은 얼굴로 ‘엄마들이 얼마나 걱정하는데요’ 한다.

4학년 12명, 5학년 4명, 6학년 7명. 전교생이 48명인 부장은 분교치고는 큰 학교다. 66년 첫 졸업생을 내고 잘 나가다가 4년전인가 분교로 떨어졌다. 농촌을 떠나는 인구가 늘면서 학생수도 줄었다.

작년 겨울방학 전부터 폐교될지 모른다는 얘기가 귀에 박힌 아이들. 그러나 걱정은 본교인 우강초등학교도 다같이 가는 것도 아니라는 데 있다. 신송리에 사는 친구들, 선규랑 몇몇은 신평으로 갈지도 모른다.

“그럼, 우린 진짜 왕따예요. 뭉쳐야 되는데. 전에도 체육대회 같은 거 할 때 우리가 가면 거기 애들이 막 놀리고 발로 차고 그랬어요.”

‘왕따’ 얘기에 현주랑 모두 한 목소리인 걸 보면 아이들에게 그것은 크나큰 걱정거리임에 틀림없다. ‘뭉쳐야 된다’는 이 오기를 어른들은 왜 이 애들한테 심어줘야만 하는지.

그래도 큰 학교에 가면 실력도 늘고 또래친구가 많아서 체육대회 때 신나겠다던 6학년 선규랑 지성이도 ‘왕따’ 앞에선 주눅이다. 정든 동생들 때문이다.

“우리야 한 학기 까짓거 그냥 넘기면 되지만 얘네들은 정말 걱정돼요.”

옆에 있던 4학년 재희와 현규가 고개를 끄덕끄덕 공감을 표한다. 아이들이 점점 진지해지면서 눈빛들은 멍하니 슬퍼진다.

“있잖아요, 우리가 가도 이 학교는 마을 어른들이랑 우리가 와서 놀 수 있나요?”

“어른들이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어요. 폐교도 하지 말구요. 그냥 이 학교를 실력있는 학교로 만들면 되잖아요?”

“우리 학교요, 서예는 1등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