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무는 불가능한 것을 가리킨다. 가능하지만, 오직 타락했으므로, 닿을 수 없으므로 가능해지는 사연들을 일컬어 연인이라고 부른다. 가족을 버리지 않으면 스승을 따를 수 없었던 경험처럼, 스승, 혹은 그 지평으로서의 동무의 불가능성을 증명해주는 세속의 덕으로 우리 모두는 친구를 구하고 연인을 사귀며 가족을 얻어 다시 세속에 보은한다.”
서문 中에서
책의 내용을 보자면, 말(동무)과 살(연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사랑했던 예쁘고 명석할 뿐아니라 말까지 빠른 여자 샤를레 부인과 볼테르의 열정적인 사랑이야기, 하루 한끼만 먹고 널빤지에서 잠을 자는 고행속에서 ‘한국 기독교의 지도자의 스승’으로 일컬어지는 다석 유영모선생과 김흥호선생의 스승과 제자로서의 진지한 사랑, ‘사(死)의 찬미’로 유명한 윤심덕과 유부남 김우진의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절박한 사랑, 부안의 기생 매창과 유희경의 그리움이 애절한 사랑등등. 동무이면서 연인, 즉 사랑과 우정을 적절하게 나누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 애매모호한 동행에 목숨까지 과감하게 버려야만 했던 이들의 삶과 사랑이야기들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인간은 그 매체적 여건 속에 관계의 덫을 내리면서 쉼없이 변해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마음으로 맺은 관계, 만남과 음성으로 혹은 글쓰기, 핸드폰, 화폐등으로 맺은 관계 사이의 차이는 이미 인간 존재 그 자체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와 형제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태어난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거미줄처럼 연결된 인간관계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성인이 된 상태에서는 자의에 의한 대인관계도 많이 선택할 수 있다. 정신적인 위로가 되는 친구라든가 취미를 같이 할 수 있는 동호회원들이라든가 배움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든지, 아니면 수다를 위한 모임들처럼 말이다.
어차피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들이 직선으로만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좀 더 현명하게 서로의 감정을 조절하면서 상생의 길로 갈 수 있는 사랑과 우정, 좋은 동무와 좋은 연인,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가면서 살아간다면 먼훗날 우리의 이야기도 누군가의 추억의 한페이지에 동무로 또는 연인으로 기억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