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이야기 해봐~ 잘 못하면 알지?

아내 정시내(31)씨가 손민호(31)씨의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만난지 10개월만에 결혼을 결심하고 연애기간 중 얼굴을 마주보고 한 데이트도 손에 꼽힌다는 정시내, 손민호 부부. 결혼 2개월차로 서로의 어떤 점이 좋아 평생을 약속했는지 묻자 서로 아웅다웅한다. 서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방금 전 한말을 곱씹지만 이내 곧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동갑이라서 그런지 원래 대화가 그래요. 아웅다웅하는 게 서로의 소통방식인데 그렇게 이야기 해도 서로 상처입지도 않고요. 서로 안 맞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이야기해요. 이야기하지 않고 쌓아두는 성격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잖아요.”

포항에서만 살다가 당진에 음식점을 개업한 어머니를 따라온 정시내 씨. 포항과 당진을 왕래하던 중 손님으로 어머니의 가게를 찾은 손 씨와 우연히 연락을 주고받게 되면서 연애가 시작됐다. 동갑내기의 연애는 포항과 당진간의 거리를 뛰어넘어 전화와 화상채팅 등으로 이어졌다. 정 씨가 시간을 내어 어머니 가게를 찾는 날이 데이트 날이었고, 손씨가 시간을 내 포항을 찾는 날이 그나마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포항이 차가 밀리면 5시간이나 된다고 하는데 저는 빨리 가더라고요. 다들 멀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별로 멀지 않았어요. 얼굴을 자주 못 보긴 해도 전화도 있고 메일도 주고 받고, 채팅하면서 지내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갔어요.”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둘은 서로의 관계를 조용히 가졌다. 31세 남녀가 만나는 것에 대해 뭐라할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결혼을 앞둔 손민호씨의 동생을 생각해서 숨겼다고 했다.

“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있어 저희가 만나는 걸 말 못했죠. 결혼식 준비도 어머니께 바쁜데 저희 결혼까지 말씀드리기 죄송했어요. 그래도 어머니가 데리고 오라고 해서 시내를 데리고 갔죠. 상견례도 남들처럼 정숙한 자리에서 만난 것이 아니라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콘서트에 보내드기로 했는데 저희 부모님도 초대하라고 하시라는거에요. 그래서 가수 이미자 콘서트가 상견례 장이 돼 결혼하게 됐죠.”

물 흐르듯 진행된 둘의 결혼. 그러나 결혼식 만큼은 남들보다 특별했다. 결혼식을 앞두고 손민호씨가 기동대활동에서 강간범을 잡아 모범군민이 된 것.

“기동대활동을 하던 중에 강간범을 잡게 됐어요. 그래서 주례도 경찰서장님께서 해주시게 됐죠. 저는 그렇게 특별했고, 시내는 드레스 덕에 특별해 보였죠. 석달을 고생해서 직접 드레스를 만들었어요. 드레스를 만드는 모임에 가입해서 만들었는데 빌린 것 보다 예뻤어요. 빌린 거랑 색이 다르더라고요.”

“서울까지 만들러 갔어요. 특별한 결혼식 하고 싶다고 만들었는데 만드는데 정말 많이 고생했어요. 만들고 나니까 예쁘고 다들 부러워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자식들한테도 물려줄 거고 필요하신 분은 빌려드릴 수도 있어요.”

손민호, 정시내 부부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동대 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며 서로의 부모님께 친자식 이상으로 잘하고 싶다고 했다.

“시어머니와 저, 남편 이렇게 셋이 사는데 재밌어요. 다들 분가해서 살기도 하는데 엄마보다 잘해주시는 어머님이 더 좋아요. 이야기도 잘 통하고요. 저희 부모님도 남편이 친자식보다 낫다고 칭찬이 자자하세요. 믿어주시는 부모님 잘 모시고 서로 아끼며 잘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