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양심으로 우리와 함께 하신 김대중 대통령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미움과 증오를 사랑과 화해와 용서로 성화시키시고, 굳게 닫히고 막힌 남북의 문을 여시고, 친일잔재와 독재의 벽을 허무시고, 이 땅에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통일을 위하여 한 평생 헌신하신 그의 삶은 이민족의 역사이시며, 이 땅의 산 증언 이십니다.

아직도 이 땅에는 정의가 하수처럼 흐르지 못하고, 자유가 들꽃처럼 피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얼어붙은 남북의 창은 어둡기만 한데 왜 그대로 두고 먼저 가셨습니까?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말씀하시며 연약한 몸으로 악한 정권과 총과 칼 앞에서 굴하지 않으시고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신 당신의 삶은 인동초의 삶 그대로 우리에게 큰 교훈이셨습니다. 선구자적인 탁월한 감각은 용공분자라는 올무로 역대 정권의 표적이었지만 분단의 십자가를 지시고 높은 언덕길을 오르시는 삶이었습니다. 납치, 연금, 구속, 망명, 사형언도... 끝없는 가시밭길이었습니다.

노벨 평화상을 받으신 것은 우리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6.15 납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기존의 남북대결구조를 화해와 공존 평화의 구조로 바꿔놓은 공로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부 보수 세력과 보수 언론은 북한에 퍼주고 사온 대가라고 대서특필하며 당신의 공로를 폄하하였지만 돈을 주고 사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온 세계인이 다 알고 있습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으시고 귀국하시던 날 전 서울 시장이셨던 고건 시장님과 필자와 함께 그를 시청 앞 광장에서 두 분을 영접위원으로 맞이했던 그날은 영원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큰 어른을 보내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그대로만 잊지는 않겠습니다. 이희호 여사님 이제는 장갑을 더 이상 뜨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움과 눈물과 아픔이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큰 족적을 따라 이 민족의 통일과 민주화와 인권 화해를 위하여 그리고 약자들의 편에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철조망이 없고 악한 자들이 판을 치지 않는 그곳에서 편히 잠드소서. 부활의 아침에 다시 만나는 기쁨을 주소서. 김대중 대통령을 보내주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