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신종플루의 위험에도 400여명의 충남도내 농어업관련 기관 단체 간부들과 16개 시군 공무원들이 참석한 ‘2020충남도 농어업·농어촌 발전 종합계획’ 설명회가 도청 회의실에서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의 이완구 도지사는 첫마디부터 끝까지 농어업·농어촌·농어민을 피 끓는 심정이라는 표현까지 구사하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이렇게 어려운데 농민들을 화끈하게 도와줄 수 없어 더욱 안타깝다며 도지사가 재량사업비라도 농어촌에 투입해 여러분을 돕고 싶은 심정이라는 대목에서는 잠시 기자도 숙연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지사가 당초 60분 예정된 시간을 뚝 잘라 30분간 예산담당국장이 자리에 없는 것을 찾아내며 예산담당국 전체직원을 불러놓고 43개 농어민단체 간부들에게 피맺힌 심정으로 설파한 요지는 “아래 공무원들이 사업비 19조원 들어가는 종합계획에 대해 솔직히 자신도 믿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간도 너무 길어 농어민들이 더욱 믿음이 안갈 것이다. 따라서 그 문제는 나중에 농정국장에게 설명 듣고 자신은 43개 단체가 간담회 때 요구한 사업비에 대하여 대략 23억원을 어떻게 해서라도 추경에 반영해 농어업단체에게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완구 지사와 예산국장의 일문일답은 이날 설명회의 백미이다.

- 이 지사 : 예산국장, 농업예산 증액이 전혀 불가능한 것인가?

- 예산국장 : 이미 늦어서 이번 추경에는 불가합니다.

- 이 지사 : 농정국장, 왜 미리 예산을 세우지 못했는가?

- 예산국장 :워낙 지사님이 농업예산에 의지가 강하셔서 한다면 단체별로 1건씩 해야겠습니다.

- 이 지사 : 9월 추경예산에 넣어볼까 하는데 이미 인쇄소에 넘어가서 규정상 의회와 불편합니다. 그러함에도 도지사가 꼭 써야 되는 예산을 추경에 반영할 수 있는가 묻는 것인데 23억 다는 안 되어도 예산국장 그렇게 합시다. (전체박수)

이날 참석한 농민단체의 한 간부는 “충남도가 이런 내용의 자료를 갖고 2020 농어촌 발전 종합계획 운운하는 것은 사기”라며 “농민단체의 지원이 아닌 전체 농민의 지원문제와 시중에 12만원으로 폭락하는 쌀값문제 해결책 등 시급한 현안은 제쳐두고 선심성 정책만 제시한다”고 질타했다.

이완구 지시가 사탕발림식 청사진보다 평소에도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실천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