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문득 핑크프로이드의 ‘The Wall'에 나오는 학생들이 가면을 쓰고 소시지가 되는 충격적인 장면이 떠오른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획일화되고 박제화 되는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닐지……. 일제고사 문제, 자립형 사립고 문제, 입학사정관 문제, 수능성적 공개 문제, 외고 문제 등. 하룻밤을 자고나면 쏟아지는 교육문제에 정신이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좀 더 양질의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없는지 있는지 판단하기도 전에 동시다발적이고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제도의 홍수에 도대체가 정신을 차릴 길이 없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있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에서 공교육의 가장 중심에 있는 교사와 학생이 참여할 공간은 어느 곳에도 없다는 것을.
일제고사를 생각해보자. 학생들의 학력 성취가 어느 정도 되는 것인지 알아보아야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학년별로 교과서를 어느 수준에서 만들고 교사의 교육이 어느 정도에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자료로 쓰일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학교 현장을 보자. 갑자기 일제고사 한 달도 안 남겨 놓고 몇 백만 원의 돈이 내려오고, 이 돈은 일제고사 전까지 모두 쓰란다.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야 하니까 야간 수업도 하고, 자습도 하고, 모의고사도 보고, 영교시도 하고 사회적 통념이나 아이들의 건강이나 모두 신경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란다.
이제는 잘 보는 학생에게는 문화상품권도 주고 성적 올린 교사에게는 해외여행도 보낸단다. 또 작년에 채점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에는 교육청별로 수백 명을 4박5일간 합숙을 시키면서 주관식 채점을 한단다. 그러면 그 시간 수업 결손은 누가 감당하라는 것인지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없이 말이다.
이제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에 대한 판단 자료로서의 의미는 없어지고 성적 올리기를 위한 작전만이 난무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면 묻자. 누구를 위해서일지. 교육부, 교육청, 학교장 모두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솔직하지 않는 것일까. 자신들의 명예와 체면을 위해서, 보다 높은 승진을 위해서, 다른 지역, 다른 학교보다 우월하다는 허영을 위해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론 현 정부의 교육은 이렇게 감정적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교육은 모든 학생을 똑같은 틀에서 하는 교육으로는 발전할 수 없고, 능력 있고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여 한다는 것이다. 일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공교육은 우리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시스템이다. 그리고 공교육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으로 자기정체성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데 주요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어지는 것이다. 능력 있는 학생들만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논리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성립될 수 없다.
그런데도 마치 그게 당연한 것처럼 진행되는 요즘의 상황을 보면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그게 정말로 하고 싶다면 그냥 능력 있는 학생들에게 마음껏 돈을 쓰면 되는 거다.
왜 모든 학생들이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는 말이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일등부터 꼴찌가 정해지는 것은 현실이다. 죽으라 공부를 시킨다고 해서 모두 일등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촌의 벽을 넘을 수 없는 것이다. 최소한 모든 학생들에게서 어른들의 개인적 탐욕과 경쟁에서 오는 강제 공부의 굴레로 행복을 뺏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늘도 나는 변명을 하며 아이들 앞에 서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