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떨어져 학교 다니던 섬출신 소녀
‘외롭다’며 스스로 목숨 끊어
“동생들은 저처럼 외롭지 않게 해주세요”
“왕따를 당하는 것이 괴롭다고는 하나 외로움 보다 참기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
7월4일 밤11시경 학교관계로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댁에서 살던 열네살짜리 어린 소녀가 이런 글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녀의 이름은 차주아. 주아는 당진중학교 대호지분교 2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차양은 일요일 저녁 예배를 보러 할머니가 교회에 간 사이 다섯장의 유서를 남기고 교복상의로 목을 메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차양은 석문면 소난지도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중학교 진학 때문에 작년 봄, 부모님과 어린 두동생과 헤어져 친할머니가 계신 대호지면 적서리로 나왔다. 주아의 아버지는 고향인 적서리에서 살다가 대호방조제 공사로 바다가 막히면서 생계수단이었던 어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어린딸 주아를 데리고 소난지도로 들어가 살게 되었다. 그곳에서 주아는 초등학교까지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난지도의 중학교 학구는 인천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아버지 차씨는 어린딸을 홀로 인천에 보낼 수 없어 할머니가 사시는 적서리로 보냈던 것이다. 이곳에서 차양은 할머니, 고모와 함께 살며 학교를 다녔다.
내성적이긴 했으나 자기주장도 강해 주눅들지 않고 남학생들과도 동등한 위치에서 학교생활을 했다는 차양은, 그러나 할머니의 사랑도 엄마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는 역부족이었던지 외롭다는 말을 가득 적은 유서를 남기고 짧았던 생을 마감했다.
주아의 담임선생님는 “주아가 밝은 성격은 아니었으나 자아가 강한 편이어서 친구들 사이에 따돌림을 당하거나 하진 않았다”며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것이 심적으로 강한 부담이 되고 외로움이 증폭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먹고 살기위해 섬에 들어 갔으나 교육문제로 어린자녀와 생이별을 해야 했던 아버지 차씨에게 어느날 날벼락처럼 닥친 비보. 끝내 죽음으로 밖에 말할 수 없었던 꿈많은 사춘기 소녀의 외롭다는 절규는 소녀의 부모 뿐만 아니라 어린자식을 육지로 내보내야 하는 고통을 이미 겪었거나 앞으로 겪어야 하는 섬주민들에게도 비수처럼 꽂히는 듯했다.
소녀는 “두동생들 만큼은 나처럼 외롭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을 유서 마지막장에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