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규(官規)가 극도로 문란해서 매관매직이 성행하는 것을 풍자한 설화 중에 구동지(狗同知)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시골의 돈 많은 과부 한 사람이 집에서 개를 한 마리 길렀는데 개 이름을 석지(錫之)라고 불렀다.
그런데 어느 관원이 석지를 과부의 아들 이름인 줄 알고 공명첩(空名帖, 실무는 보지 않고 명목상으로만 벼슬을 주는 임명장)을 발급하여 동지(同知)라는 벼슬을 주고 과부에게 금품을 강요하였다.
과부는 이에 탄식하며 말하기를 "비록 개지만 벼슬을 하였으니 어찌 소홀히 대할 수 있겠느냐"하고 개에게 망건, 탕건, 갓 등을 씌우니 세상 사람들은 벼슬이름 동지를 따서 개를 ‘구동지’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매관매직이 사회적 병폐인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다.
가슴벅찬 설레임으로 숨죽이며 지켜봤던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젊은 건아들의 선전하는 모습은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하였고 온 국민을 환호와 행복의 도가니에 빠지게 하였다.
벤쿠버의 낭보와 함께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안타까운 소식은 교육계의 비리로 인한 대통령의 교육개혁 선언이었다.
교육제도와 교육환경의 개선을 통한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교육개혁이 아니고 교육현장에 만연해 있는 각종 비리 척결을 통하여 교육을 개혁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선언이었다.
대통령의 교육비리 척결 의지에 검찰이 전면전에 돌입하였고 법무장관은 교육계의 각종 관행적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하였다.
교육비리 척결에 단초를 제공한 것은 인사 청탁의 뇌물과 관련한 서울시교육청 장학사의 ‘하이힐 폭행 사건’이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시교육청 인사담당 장학사와 동료 여자 장학사가 밤늦은 시간에 술집에서 싸우다가 대로에 나와 하이힐을 벗어 폭행한 사건이 발단이 된 것이다. 이들은 이 사건으로 경찰에 끌려갔고 경찰에서 화가 덜 풀린 여자 장학사의 인사관련 금품수수 비리를 폭로하면서 사건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던 것이다.
비리 내용은 장학사 시험 합격을 미끼로 인사담당 장학사가 응시한 교원들에게 수천만원씩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상납의 연결고리가 밝혀졌고 공정택 전 교육감의 출국 금지조치를 취하는 등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육비리 현장을 보면서 매관매직, 금품수수 등의 비리에도 지켜야할 원칙이 있어야함을 깨닫게 된다. 겉잡을 수 없는 사건 확산의 단서는 금품거래의 계약위반으로 생긴 보복성 기밀누설이었다.
매관매직의 거래원칙에 익숙하지 않은 고위직 나리님들께서 환원해야할 돈을 움켜쥐고 있어 화를 자초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외면당한 청빈한 교원의 인사 청탁도 긍정적인 약속이었으면 결과에 대한 변명이 있어야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육비리 사건을 접하면서 금품수수와 관련한 인사 청탁 비리가 교육현장에 만연한 듯한 것이 언론의 시각이어서 부끄러운 교육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등용하여 쓴다는 말이다.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는 클린 인사행정이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길이고 이를 교육계에서 선도적인 모범을 보여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