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임에서 회원 한 분이 모 지방신문에서 필자의 글을 읽어 봤다면서 걱정스러운 말을 건넸다. 당연히 밝혀서 규명해야 될 일이지만 공직이라는 신분, 초등학교 교장이라는 직책으로 그런 견해를 밝히기에는 격에 맞지 않고 후환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신문에 게재했던 글로 인해서 어느 정치인의 공격적인 언행으로 어려움이 있었고, 종교문제 관련 글을 게재했을 때는 글 중에 거명됐던 분들께 정중히 사과하고 필자의 견해를 해명해야 했었다. 예상 밖의 후유증으로 심적인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던 것이다. 안식구조차 그런 정황을 알고 왜 쓸데 없는 글을 써서 어려움을 겪느냐고 가끔 투정 섞인 말을 하곤 한다. 반면에 필자의 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동정하는 분도 없지 않다. 얼마전 총화협의회에서 모 기관장은 “김교장의 글을 읽어보면 당진 발전을 도모하고 당진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이 깃들여 있다”고 하였다. 과분한 표현인 줄 알지만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어두운 음지가 있다면 그 곳을 밝혀서 따뜻하고 건전한 사회의 한 영역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사명의식은 갖고 있다. 이런 성향의 글이어서 자연스럽게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얼마전 필자의 글을 보고 연세 지긋한 어느 분이 전화를 했다. “교장선생님은 당진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인 줄 아는데 당진의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필자의 글에 대해 반론적인 견해를 제기했다. 그 분의 충고를 듣고 당진 주민 모두가 같은 견해를 갖고 그 정서에 묻혀서 살아가고 있는데 나 혼자 특별한 생각으로 비판적인 논조를 펼치고 있는 것 같다는 자괴지심을 가져봤다.
이어지는 글도 지역정서에 반하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생각을 하며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행정복합도시 즉 세종시에 대한 주장을 언급하고자 한다. 충청인 모두가 성토하는 분위기여서 그 정서에 반론을 제기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식견이 있어야 함을 알고 있다. 이 분이 총리 후보로 지명이 되면서 행정복합도시 조성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현재 계획대로 도시가 조성된다면 도시 기능면에서는 물론 행정적인 효율성이 떨어지고 유령도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도시로 면모를 갖추자면 행정복합도시 조성계획을 대폭 수정, 보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 야당인 자유선진당은 물론 민주당이 가세하여 원색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충청도민들이 동조하여 정운찬 총리의 주장을 규탄하고 있는 것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국립 서울대학교의 총장을 역임하였으며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정평이 나 있다. 흔히 말하는 KS 출신 즉 경기고, 서울대 출신이기도 하다. 화려한 경력과 학력,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 총리후보 검증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서의 모습은 당당하지 못했고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 정운찬 후보 비리에 대한 야당과의 진실 공방전은 마치 순수한 아마추어와 프로의 게임을 보는 것 같았다. 또한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패자인 아마추어의 처참한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였다.
모 일간신문에 청문회 이후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와 단독 인터뷰 기사가 보도 되었다. 청문회에서 지적된 비리는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고 하였다. 살아오면서 후보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적되었던 비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의도적인 과오가 아니기에 총리 후보를 낙마 시킬 정도의 큰 흠결이 없음을 감싸고 돌았다.
세종시에 대해서도 고향을 사랑하는 충청인이기에 훌륭한 자족도시로서 면모를 갖추도록 계획을 수정,보완하겠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른 비리는 차치하고 세종시에 대한 정운찬 총리 후보의 주장은 정치성을 띈 주장이 아니고 충청인으로서 순수한 애향심의 발로임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원래 노무현 정권 때 설계되었던 수도 이전 즉 천도 계획이 위헌 판결을 받으면서 총리를 비롯한 일부 행정부서만 옮기는 것으로 여야 합의 통과된 계획이다. 균형발전을 고려한 합리적 대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허술한 면을 그려보지 않을 수 없다. 모 신문의 컬럼에서 행복도시가 조성되었을 때 국무위원들의 하루 일과를 가상적으로 쓴 글을 읽었다. 비효율적인 행정과 도시민들의 삶의 질적 문제, 밤이면 어둠이 드리워지는 유령도시 등을 연상할 수 있었다.
좁은 식견으로 어느 쪽의 견해가 옳고 충청인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알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당리당략적인 차원에서 벗어나 충청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자족도시를 건설하는데 충청인 모두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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