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수 있어서 좋아요. 스키도 타고 고구마도 캐고 악기도 배워요,”

“산에 올라가서 놀 수 있어요.”

점심시간 밥을 먹으러 가는 아이들을 붙잡고 물었다. “학교가 제일 좋은 점이 뭐냐”고 물으니 저마다 손을 들며 답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양치질 끝나기 무섭게 줄넘기와 축구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당산초 신세철 교장의 교육 철학은 “초등학생 때는 무조건 뛰어놀며 체험해봐야 한다”이다. 그래서 점심시간이나 눈이 오는 날, 날씨가 좋은 날이면 선생님들에게도 눈치보지 말고 나가서 눈싸움도 하고 산책도 하라고 일러뒀다.

지난해 농산어촌 전원학교로 선정된 당산초는 전체 교과과정의 20%를 교장 자율로 구성할 수 있다. 기본적인 교과과정을 제외한 시간을 교장이 재량껏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체험해 봐야 한다는 소신 아래 첫째, 셋째주 주말은 체험학습 날로 정했다.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멀리 돈을 들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동네 알기, 텃밭 가꾸기, 뒷산 오르기 등 주변에서 가능한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때론 버스터미널에 모여 버스를 타고 서울 대형서점에서 책 한권씩 고르기 등을 한다.

신세철 교장은 “일방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체득하면서 궁금한 점을 선생님에게 물어보는 식의 체험학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도 현장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체험시간을 주는 것이죠.”

신세철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항상 당부한다. 아이들을 기회만 있으면 데리고 나가겠으니 과잉보호하지 말라는 것. 여기에 항의하거나 불만을 갖는 학부모는 아무도 없다.

“학력신장에 초등학생 때부터 아이들이 사교육에 시달립니다. 공부에 쫓기다 보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잊을 때도 있고 저 어린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겠습니까. 오히려 성적이 더 오르더라고요.”

한 반에 30명이 넘는 큰 규모에 다니던 아이들도 당산초 소문에 전학을 왔다. 송산에 위치한 학교에 송악, 석문 등지에서 등교하는 학생이 여럿이다. 신 교장의 교육 철학과 학부모의 소신이 맞아서 전학을 오거나 이전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 전학을 온 학생도 있다. 지난해에는 휠체어를 타야만 움직일 수 있는 학생 2명이 전학을 왔다. 계단과 교실 문턱 때문에 학생을 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이내 마음을 바꾸고 교육청 지원을 받아 문턱을 없앴다. 이제는 휠체어를 탄 학생이 3명이나 된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 다니던 학생 중 왕따를 당하거나 적응이 어려운 아이들이 있어요. 당산초로 전학을 오면 학생 수가 적으니까 무슨 놀이를 하려면 다 같이 어울리다 보니 부적응학생이 없어요. 지체장애학생이 4명이 있는데 휠체어로만 움직이는 학생이 3명입니다. 휠체어 밀어주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학부형들에게 부탁했어요. 다른 아이들 활동에 지장이 있을지 몰라도 남을 도와주는 심성을 길러주는 것은 지금 아니면 배울 수 없다고요. 그러다보니 당산초가 당진에서 대안학교가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들어요.”

당산초만의 교육방침이 당진군에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신입생은 50명이나 더 들어왔다. 5학년은 20명인데 비해 1학년은 67명이다. 유치원도 40명이 되다보니 반을 2반으로 늘렸다.

“농촌 학교의 특성을 살린 수업하고자 신청한 사업으로 환경 개선도 하고 지역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도 아이들이 더 잘 뛰어 놀 수 있도록 선생님들도 체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아이들과 더 재밌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미니인터뷰 - 당산초 신세철 교장

“위험에 노출 좀 시키겠습니다”

당산초등학교 신세철 교장은 학부모회의 등이 있으면 항상 당부한다고 했다.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겠다고. 위험에 노출 시킨다는 것이 정말 극한 환경에 아이들을 데려간다는 것이 아니라 과잉보호 하지 말라는 것이다.

몸이 불편한 와중에도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부임 3년 7개월을 맞이하고 있는 신세철 교장은 내 고장, 동네를 알 수 있는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더 뛰어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날씨가 좀 더 풀리면 화단에는 야생화를 심고, 뒷산에도 오를 것이다. 운동장에는 천연잔디를 깔고 관악부를 35명으로 만들어 가을에는 저녁 야외축제를 해볼 참이다. 맞벌이 하는 부모님들이 모두 참여해 아이들 재롱을 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금년에는 학교에서 정해주는 체험학습프로그램 이외에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해서 떠날 수 있도록 체험학습의 날을 활용하고 싶습니다. 체험하고 와서는 교실에 들어와서 결과를 분석하고 배운 게 무엇인지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