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어장놓고 한진·신평어민 분쟁

항만지구로 어업권 소멸돼 ‘주인없는 어장’

종패서식 소득 짭짤하자 “한진어민 기득권 주장”, “신평어민-

항만개발구역으로 고시돼 이미 어업보상이 끝난 어장을 놓고 송악·신평어민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 관계기관이 뒤늦게 중재에 나서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게다가 분쟁과정에서 양쪽 어민끼리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마찰이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분쟁의 대상은 송악면 한진 앞바다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지락 어장 2만여평. 일명 포대뻘로 불리는 이곳은 한진어촌계가 면허를 받아 공동운영하던 곳이었으나 지난 92년 아산항 개발구역으로 고시된 후 어업보상이 이뤄져 어업권이 소멸된 곳이다.

그런데 간조시에는 30여만평이 드러나는 이곳에 지난해부터 종패(바지락 새끼)가 서식하기 시작해 어민들의 짭짤한 소득원으로 등장했던 것. 이렇게 되자 과거 한진지선이었던 이곳에 신평어민들이 들어와 바지락 채취에 나서면서부터 분쟁이 시작됐다.

한진 어민들은 이렇다 할 생계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하루 20만원 벌이의 바지락 어장까지 신평어민들이 침범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으며, 신평어민들은 이미 어업권이 소멸된 어장으로 한진어민들이 기득권을 주장할 근거가 없다며 바지락 채취를 계속해 왔던 것. 게다가 삽교천에선 관광유람선이 수십여명의 관광객들까지 이곳 어장에 실어다주자 이를 저지하려던 한진어민과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마찰은 갈수록 심각해졌다.

특히 한진어민들은 “이런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한달전 신평어민들과 어장경계를 나눠 서로 침범하지 말 것을 합의했으나 신평어민들이 마구잡이로 바지락을 채취, 자원이 고갈되자 한진어장쪽을 침범했다”며 신평어민들의 정도를 넘어선 욕심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중재에 나선 당진군과 해경 쪽에서는 어로활동 자체가 불법인 만큼 어느 쪽의 손도 들어줄 수 없는 사안이라며 양쪽 어민 스스로 협의할 문제라고 개입을 꺼리고 있어 양쪽 어민들간의 마찰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를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은 개발로 생계수단을 잃은 어민들이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채 이미 어업권이 사라진 바다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시각이면서도 법이 해결해 줄 문제가 아닌 만큼 도의적인 차원에서 원만한 합의를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신평면 운정리 주민 조 아무개씨는 “아무리 보상이 끝난 곳이어서 주인이 없는 어장이라 할지라도 이웃지간에 자기네 집앞마당을 놔두고 남의 텃밭에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적지 않은 소득이 따르는 문제여서 해결이 쉽지 않겠지만 신평어민들이 좀더 도의적인 차원에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평면 매산리 주민 박 아무개씨는 “바지락 어장을 무분별하게 훼손하지 않고 잘만 보존·관리한다면 앞으로 10년 동안은 소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어차피 항만개발로 머지않아 사라질 어장인 만큼 어민들도 여기에 매달리기 보다 살길을 찾는데 머리를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