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인정되어야 할 명백하고 단순한 사실은, 신뢰 없이는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매일 매일의 일상적인 사회적 삶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신뢰는 사회적 관계의 근간을 이루는 기반으로서 사람들 사이에 관계가 형성된 곳이라면 어디든지 관심을 갖고 다루어져 온 주제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자본인 신뢰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주목받게 된 것은 신뢰의 유용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신뢰는 사회체제의 결속을 형성·유지하는 통합장치로서 사회를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하며, 협동과 지원, 이타적 행동 등 자발적 사회성을 촉진시킴은 물론 민주적 가치를 확대시켜 사회집단의 효과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조직 구성원 간의 신뢰는 상호작용하는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하고, 당사자 간에 믿음을 갖게 함으로써 집단이나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과 협동행위를 높여준다.

따라서 신뢰는 조직의 안정성과 구성원의 행복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렇듯 신뢰는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조직의 발전은 물론 사회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개인 간, 조직 구성원 간, 그리고 보다 크게는 한 나라의 정부도 이해당사자와의 신뢰가 올바르게 형성되지 않으면 소기의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고, 개인생활과 조직 그리고 국가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는 신뢰의 중요성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신뢰’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신뢰의 개념과 기반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 보통 사회과학적 의미로 사용되는 신뢰는 대인신뢰를 의미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신뢰에 대해 접근하게 되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떠한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해 누구라도 한 번 쯤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신뢰를 대인신뢰에 초점을 맞추어보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의 기준은 신뢰의 주체인 신뢰자의 신뢰경향(신뢰자의 심리적인 상태)과 신뢰대상인 피신뢰자의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여기서 필자는 신뢰대상인 피신뢰자의 특성을 메이어 등에 의해 제안된 피신뢰자의 특성, 즉 ‘신뢰할 만함’의 구성요소인 능력, 도덕성, 자비심을 수용하여 접근하고자 한다. 여기서 능력이란 어떤 특정 영역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나 역량 등으로 말하며, 도덕성이란 신뢰자가 인정할 수 있는 원칙을 신뢰대상이 고수하고 있다고 지각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여기에는 행위의 일관성, 정보전달의 정확성, 정의감과 공정성, 언행의 일치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그리고 자비심이란 신뢰대상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동기로부터 벗어나서 신뢰자에게 잘 해주고자 한다고 신뢰자가 믿는 정도이며, 신뢰자에 대한 긍정적인 지향성의 지각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때에는 신뢰대상인 피신뢰자가 과연 ‘신뢰할 만함’의 구성요소인 능력, 도덕성, 자비심이란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인지 분석해보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반면에 자신이 남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자신은 이 세 가지 조건 중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꼭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