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교호유역 상습 물난리 “이유있다”
급변한 기상환경·배수 개선돼 삽시간에 담수호 차올라
79년 지어진 배수갑문 감당 못해 해마다 유역침수
당진군 신평, 우강, 합덕을 비롯, 예산, 아산 등 3개 시·군 16만3천㏊의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는 삽교호가 장마철이면 유입되는 물을 미처 소화하지 못해 해마다 침수피해가 거듭되고 있다.
특히 물난리 때마다 삽교호 배수갑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으나 배수갑문 증설을 위한 막대한 예산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관계기관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당진농지개량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79년 준공된 삽교호 배수갑문은 당시 200년 강우량 빈도로 설계·축조되었으나 급변하는 기상환경에 따른 잦은 집중호우와 유역 농경지의 경지정리사업 등으로 배수체계가 개선돼 담수호 유입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그러나 6면의 삽교호 배수갑문이 이를 감당해내지 못해 초당 5,300톤을 바다로 방류하더라도 담수호 수위는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당진농조 김연환 관리부장은 “유역의 시우량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나 사전에 예비방류를 충분히 해놓아도 삽시간에 물이 차오르며 수문을 24시간 개방해도 담수호 물은 계속 불어난다”며 “삽교호 유역의 배수개선사업으로 과거엔 5~6시간만에 담수호로 유입되던 물도 지금은 2~3시간이면 유입돼 배수갑문이 미처 소화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월 2~3일 집중호우를 앞두고 당진농조에서는 7월29일부터 예비방류에 들어가 담수호수위 0.95m까지 물을 빼놓았으나 집중호우가 쏟아진 8월2일 오후 1시30분 담수호 수위는 1m70까지 차 올랐으며, 3일 오전10시에 홍수위 5m에 육박하는 4m30까지 차 올랐다.
게다가 이날 새벽 3시부터 예당저수지 수문 26개가 일제히 열려 합덕·우강·신평지역 농경지가 침수되기 시작했다. 특히 삽교호와 인접한 신평면 신송리에서는 가옥 7동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대피준비를 하는 등 긴장과 불안에 시달렸다.
당진농조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담수호는 시간당 20㎝씩 올라간다. 유입량이 얼마인가를 따질 여력이 없다”며 불안한 심경을 호소했다.
이같이 주변여건의 변화로 불과 20년전 준공된 배수갑문이 제역할을 못하게 되었음에도 수년째 이에 따른 해결대책은 추진되지 않고 있어 삽교호 유역 주민들은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는 물난리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있다.
지난 96년 수해 때에도 배수갑문의 문제가 지적돼 관련 시·군 국회의원들이 무더기로 현장을 시찰하는 등 호들갑이었으나 이후 어떤 대책도 나오지 않아 당시 주민들의 원성을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삽교호의 수리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를 통해 상습적인 수해원인을 밝혀내고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