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쌀쌀한 바람에도 곱게 피어나는 노란 국화가 예쁜, 가을이다.

퇴직교사들의 모임인 당진국향회(회장 이상범)가 지난 1년간 심고 가꾼 국화 400여개를 당진농업기술센터(소장 방상만) 전시회를 통해 28일 군민들에게 공개한다. 봉우리가 크게 피는 대국부터 국화 줄기를 보기 좋게 심어 여러 형상을 한 분재국 등 다양한 국화 종류가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국화 출하를 앞둔 국향회 비닐하우스에는 지난 곤파스가 휩쓸고 간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국화가 보관된 비닐하우스가 찢기고 하우스 지붕이 주저 앉기도 했지만 저마다 피어낼 꽃의 색을 지닌 봉우리가 가득한 화분들이 비닐하우스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다.

국향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범 전 교장은 국화가 좋아 퇴직이후부터 줄곧 국화를 키워왔다. 사람들이 하나씩 선물로 달라기도 팔라기도 하던 국화 화분을 좀 더 많은 양을 키워 자신의 고향인 합덕지역 학생들에게 보탬을 주고자 퇴직교사들로만 구성된 국향회를 조직했다. 국화를 키워 판매한 돈이 많지는 않지만 국화 키우는 방법 등을 주고 받던 퇴직 교사들이 기꺼이 동참해 2008년부터 매년 200만원 가량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에도 최저 3만원에서 화분별, 국화 종류별, 분재별로 다양한 국화를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판매금액에서 화분값과 흙, 육묘비 등 내년 국화를 키울 최소한의 비용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저소득층 가정 학생의 학비로 지원할 참이다.

이상범 회장은 “좋아서 키우는 걸 조금 더 보태서 더 많이 키우기도 하고 가을이면 아름다운 꽃을 보여주니 보람도 느껴요. 국화 팔아서 남는 게 없어도 비록 몸은 교직을 떠나있지만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늘 같으니까 하는 거에요.”

그러나 이렇게 좋은 일도 아름다운 국화도 이번 전시회를 끝으로 내년을 기약할 수 없게됐다. 요즘은 국향회 회원들이 모이면 전시회 생각이 아니라 국화를 내년에 키울 수 있을지 걱정 뿐이라고 한다. 땅을 임대해 국화를 재배해 왔던 국향회 재배터를 땅 주인이 내놓았기 때문에 재배터를 구하지 못하면 내년 부터는 전시회는 고사하고 성금도 모으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이것도 임대한 것을 또 임대해 국화를 몇 년째 키우는 거에요. 임대하신 분이 마음씨가 좋아서 특별히 돈 한푼 안 받고 빌린 땅을 또 빌려준 거죠. 당장 비워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철거하라는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니 심어도 둘 땅이 없어지겠죠. 지금 비닐하우스 관리나 보조금은 농업기술센터에서 80%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우리가 돈을 마련했는데 걱정이에요.”

국향회 회원인 김택일 전 교장은 “땅을 유상임대할 돈도 부족한 데다가 마땅한 장소가 없어요. 농업기술센터에서 자리를 마련해준다고 해도 합덕에서 당진을 오가는 기름값까지 충당하기엔 국화를 키우는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흙 값이나 육묘값도 만만치 않고요. 내년에도 국화를 심어 학생들을 도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