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바둑협회에서 지난 11월 2일 발표한 2010년 11월 아마랭킹에서 497점으로 랭킹1위를 차지한 박영롱(21) 선수.

올해 박영롱 선수의 성적은 38기 명인전 통합예선결승 진출을 비롯해 2회 비씨카드배 통합 예선64강 진출, 2010 KT배본선 2라운드 진출, 2010수원시장배 3위, 3회 노사초배 공동3위 등의 성적을 보였다.

특히 박영롱 선수는 올해 전국 아마추어 랭킹 7위로 아마선발전을 거쳐 통합예선에 진출해 첫 판에서 국내 프로기사 랭킹 3위 최철한 9단을 이겨 파란을 일으켰다. 곧이어 최원용, 이춘규 등 신예강호들을 잇달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명인전 통합예선 결승까지 오르며 무르익은 실력을 선보였다.

“최철한 9단과의 시합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시합이었어요.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한수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시합에 임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기분이 좋았죠. 그 뒤로 자신감이 생겨 좋은 시합을 펼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영롱 선수는 지난 1999년 가을 당시 초등학교 5학년때(당진초, 13세) 프로바둑기사의 꿈을 안고 서울로 유학을 떠났던 박용빈(53), 정순미(47)씨(당진읍 채운리)부부의 장남이다. 이미 당진 바둑계에서는 천재로 알려진 박영롱 선수는 올해 초 각종 오픈기전에서 9명의 프로기사를 이겨(9승3패) ‘프로잡는 아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입단제도에 묶여 있으나

내년 입단 예감, 기대감 높아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바둑연구생들이 있다. 특히 상위권의 연구생들은 실력이 비슷하다. 그날 운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최근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영롱 선수는 입단이라는 제도에 발목이 묶여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제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입단제도에 대해 많은 바둑관계자들과 네티즌들의 박영롱 선수를 걱정하며 응원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박영롱 선수가 프로가 안되면 누가 되느냐”며 성토하기도 했다.

이번에 박영롱 선수가 이긴 기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최철한 9단은 우리나라 프로 랭킹 3위이자 세계 최정상급 기사이며 최원용과 이춘규 역시 50위권 안에 드는 강자들이다. 또 권형진, 서무상, 이상훈도 100위 안팎의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다. 박영롱 선수가 상대한 프로들의 랭킹과 단위를 감안하면 그는 이미 프로 중에서도 고단자급이며 랭킹으로는 60위권에 해당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 바둑 입단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더욱이 수많은 바둑 팬들은 박영롱 선수가 하루빨리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원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올해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내년 입단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10여년을 매일 12시간 이상 바둑공부

지난 11월24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영롱 선수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모습이었다. 요즘 한창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음에도 자신감이 차 있었다.

매일 12시간 이상을 바둑공부에 매진하고 있다는 박영롱 선수는 “10년 이상을 해온 일상이라 별 다를 것 없다”며 “좀더 실력을 갈고 닦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롱군의 하루 일과는 오전 9시반에 바둑도장에 나가 바둑을 두고 12시에 점심, 다시 1시부터 저녁시간까지 바둑을 둔다. 이후 저녁을 먹은 후 복기나 개인공부를 한 뒤 11시경 취침에 들어간다. 이같은 일상을 10년을 넘게 해온 것이다.

어릴때 아버지로부터 바둑을 배웠다는 박영롱 선수는 바둑의 묘한 매력에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또래 친구들과 바둑을 두며 이기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바둑을 둘수록 자신감이 생겨났다. 또 기원에 가면 자신보다 실력이 좋은 사람들과 바둑을 두며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길을 배워가는 것이 즐거웠다고 한다. 때문에 프로바둑기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도 어렵지 않았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걱정도 들지 않았다. 단순히 바둑이 좋아 좀더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하는 소망이 더 컸다고 한다.

“처음 도장에 입문하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지만 차츰 익숙해졌어요. 바둑 공부가 재미있어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하고자 하는 목표의식이 더 강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친구들보다 바둑 입문이 늦어 더 열심히 해야 했지요”

현재 장수영 사범의 도장에 약 40여명의 연습생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다는 박영롱 선수.

모두 친구 같고 동생 같은 사이라고 한다. 최소한 5년 이상을 한 솥밥을 먹으며 생활해 왔기에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알고 의지 하고 있다고. 바둑도장의 큰형으로서 주말에는 같이 공도차고 운동도 다니며 서로를 다독인다고 한다.

마인드 스포츠, 강한 정신력

바둑을 마인드스포츠라고 부른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많다.

박영롱 선수는 스트레스를 그냥 삭힌다고.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을 조절한다고 했다. 그만큼의 내공이 쌓였다는 반증이다.

“너무 신경 쓰면 슬럼프가 올 수도 있어요. 이를 극복하고 스스로 자신감이 차 있으면 실력 이상의 결과가 나오죠. 하지만 자만하면 안됩니다. 정신적으로 저 자신을 강하게 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죠.”

다른 사람들보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과 강한 승부정신이 본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승부욕은 그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력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대국에서 이겼다고 느낄 때는 상대가 제가 원하는 곳에 두도록 유도해 그곳에 두면 이겼다는 느낌이 들어요.”

박영롱의 바둑, 세계의 바둑

박영롱 선수의 현재 목표는 입단이다. 현행 한국바둑의 입단제도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지만 박영롱 선수도 헤쳐나아가야 할 관문이다.

바둑을 둘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박영롱 선수는 평생 바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 꿈은 저만의 바둑으로 세계 탑클래스의 프로 바둑기사가 되는 것입니다. 많은 바둑인들이 박영롱 바둑을 인정해 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영롱 선수는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다소 부끄럽게 말문을 연 박영롱 선수는 “부모님께 그저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지금까지 바둑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해주신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나이가 차면 군대를 가거나 대학에 진학하는 등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경쓰지 않도록 해주셔서 너무나 고맙죠. 그리고 여동생에게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저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 원하는 것 제대로 못해 항상 미안하고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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