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약자만 걸리는 선관위 ‘그물’

송의원 선거법 위반 논란, 선관위 무사 통과해

선관위 의지 부족, 허술한 선거법이 탈법 부추겨

각종 공직 선거와 관련된 현행 법률에서 선거자금 지출 등에 관련된 규정이 지나치게 허술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마저 받고 있다. 더욱이 허술한 선거법과 관련해 선관위 및 담당 직원들의 의지부족도 공정한 선거관리 및 선거부정 감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4일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자민련 총재인 이한동 총리와 김현욱 자민련 당진군 지구당 위원장이 송영진 의원을 상대로 낸 재정신청에 대해 “이유있다”며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의 심판에 부한다”고 결정했다. 대전고등법원에서 “이유있다”고 받아들인 부분은 학력과 병역, 석문공단 조성시 정치자금 수수, 새마을회관 건립약속 등 4가지 내용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이다.

그런데 이 4가지 내용은 지난 2000년 4.13 총선에서도 논란이 됐었던 부분으로 당시 당진군 선관위는 이에 대해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당진군 선관위에서는 “선거기간 당시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공식적인 이의제기가 없었으며 선관위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여건상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4.13 총선 당시 후보자 초청토론회 및 합동연설회 현장에는 선거관리위원 및 직원들도 참석해서 방청했으며 더욱이 기록을 위해 녹취 및 녹화도 실시했다. 또한 당시 현장에서 공방을 벌였던 부분은 그 이전에 본지를 통해서도 보도되는 등 논란이 됐음에도 문제삼지 않았다.

이와 함께 각종 불법·탈법선거 시비로 인해 4. 13 총선은 어느 때보다도 혼탁했던 선거로 기억되고 있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송 의원의 안기부 자금 수수에 관한 문제만 해도 선거관리에 대한 선관위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조사하고 검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올바른 선관위의 자세이다.

그러나 지난 제15대 선거에서 안기부의 불법전용을 통해 중앙당으로부터 2억3천만원을 지원받은 사실과 함께 이 액수 중 상당부분이 신고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선거법 미비를 이유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반면 송 의원의 안기부 자금 수수에 관한 민주노동당 당진군지구당 창당준비위원회의 성명서 배포에 대해서는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조사에 들어가는 등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선관위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과연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 깨끗하고 올바른 선거가 가능하겠는가라는 의구심마저 갖게 하고 있다.

힘있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힘없는 신생정당이나 민간조직에는 한없이 강한 선관위에 과연 공정한 선거관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언제까지 허술한 선거법만을 탓하고 온갖 선거부정을 정당화하는 역할만을 담당할 것인지 뜻있는 주민들은 답답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