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가명)씨는 남들보다 좀 일찍 결혼했다. 중소기업 경리로 일했던 진희씨는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두었다. 아이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 후로 6년 동안 진희씨는 두 아이를 낳아 기르며 전업주부로 살았다. 하지만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네 식구의 생활비와 아이들의 보육비가 늘 빠듯했다. 진희 씨는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족한 생활비도 문제지만 매일 집에서 남편이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아이들과 씨름하며 보내는 시간이 버거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은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우선 두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는 시간과 회사에서 요구하는 출근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는 집과 회사의 거리도 멀어 교통편도 여의치 않았다.

진희씨처럼 육아문제는 여성 취업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당진일자리종합센터에 등록된 구직자 중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이 모두 맞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의 20~30%가 육아문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교통편과 숙소, 연령제한 등이 주부들의 취업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진(32) 씨는 “회사 대부분이 8시부터 근무가 시작되는데 군내 어린이집은 가장 빨리 여는 곳이 8시 30분부터라서 취업을 하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아이를 봐주는 어린이집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진일자리종합센터 이경수 직업상담사는 “대다수 회사의 출근 시간이 오전 8시인데 반해 보육시설의 등교시간이 이와 같거나 이보다 늦기 때문에 엄마가 출근 후 아이를 보육시설에 데려다 줄 사람이 없어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육과 육아 문제가 여성 구직자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육아 문제가 해결된 주부라고 하더라도 연령제한으로 인해 취업을 하지 못하기 일쑤다.

또한 철강관련 업체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당진의 경우 생산직 근로자를 구하는 일자리가 가장 많아 상대적으로 여성의 일자리가 적다는 것이 일자리종합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주부 상당수가 기본급여가 없는 방문판매 화장품 회사, 보험회사, 마트 등에 취업하고 있다.

당진일자리종합센터에 따르면 외지인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당진의 특성상 이주 전 일자리를 문의해 오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 구직자 중 대다수가 사무직을 선호하는 고학력자인데 반해 군내 회사의 경우 1~2명만 채용하고 있어 구직자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의 취업 문제는 넓게 보면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변화로 인한 여성 노동 환경의 변화와 여성들의 결혼을 미루는 현상, 저출산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육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양육비와 교육비가 과다지출되는 사회전반의 문제에서도 여성 취업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당진군이 올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가운데 여성들의 취업에 있어서도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취업을 위한 재교육을 비롯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히는 육아·보육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 모색, 여성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관련 기업 유치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