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치고는 제법 시원스레 내린다 싶었다. 비가 그치더니 여름 햇볕에 가까워 졌다. 5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비를 맞고 햇볕을 받은 자연은 생명의 빛을 발하고 있다. 자연에 기대어 사는 농민들도 덩달아 분주해 졌다. 우강 들녘에는 삽교천 물이 들어차고 어린모가 나앉았다. 이른 벼를 심는 농민들은 5월 둘째주부터 모내기에 들어갔다. 밭에는 지난해 가을 심은 마늘 싹이 아이 허벅지 높이만큼 자랐다. 밭이랑을 고르고 고추모를 심는 풍경이 쉽사리 눈에 띈다. 녹음이 짙어지면서 바다 속도 풍성해졌다. 도비도 갯벌에는 온몸에 뻘을 묻힌 아낙들이 바지락 채취에 여념이 없다. 5월 중순,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돼 분주한 농어촌을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풍년’을 기원하면서도 “자연이 준만큼, 땀 흘린 만큼 얻어가는 것”이라는 겸손도 잊지 않았다.

▲ 모내기 작업을 하고 있는 대호지면 도이2리 농민들 모내기로 한해 농사 시작

네모반듯한 논이 끝없이 펼쳐진 우강들녘에는 모내기 준비가 한창이다. 논마다 삽교천 물이 들어찼다. 삽 한 자루를 들고 논둑을 다지는 농민과 트랙터로 바닥을 고르는 농민들이 눈에 띈다.

대호지면에서는 도이2리가 비교적 일찍 모내기를 시작했다. 맹웅섭씨 부부와 최영실씨 부부도 지난 16일 이른 아침부터 모내기를 시작했다.

“꼼지락 거리다가 이제 심는 거지유. 이 근방에서는 일찍 심는 축에 속하긴 하지만서두. 올해 농사유? 쌀값이 문제지... 풍년은 내 손으로 결정 못하는 거니께.”

맹씨는 풍년은 일기변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니 조바심 낼 수 없지만 쌀값은 농민들이 땀 흘린 만큼 제 값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품앗이로 맹 씨네 모내기를 거들고 있던 최영실 씨는 “예전 같이 손으로 심으면 하루 종일 해도 1마지기도 심을까 말까”라며 “요즘은 기계로 심으니까 하루에도 50마지기는 거뜬히 심는다”고 말했다.

“자방틀은 1마지기까지 심었지, 왜~. 하기사 그것도 전부 옛말이라~. 요새 누가 손으로 모를 심나. 기계로 심으니까 좀 수월해졌지... 그래도 모판 나르고 기계 돌리려면 사람 손이 필요하지. 밥을 거저먹을 수는 없는 거니께.”

손으로 모를 심던 시절, 모심는 속도가 남들보다 월등히 빠른 이를 가리켜 재봉틀이라 불렀단다. 새참으로 참외를 깎아 한 쪽씩 나눠 먹은 두 부부는 다시 모판을 논둑으로 내리고 어린 모로 논을 차곡차곡 메워 나갔다.

▲ 당진읍 행정웰빙쌈채 작목반 농민들
▲ 당진읍 행정웰빙쌈채 작목반 농민들
▲ 소난지도 갯벌에서 어민들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
▲ 소난지도 갯벌에서 어민들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