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해나루여성축구단에게 이광로 감독은 정신적 지주 이상의 존재다.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서천에서 열렸던 제4회 서천군수배 전국생활체육비치사커대회에서 이광로(36)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했다. 이광로 감독과 함께 해나루축구단의 또다른 주춧돌은 주요 득점원인 조영임(29) 선수. 이 두 사람은 지난해 결혼했다. 이광로 감독은 “선수 출신의 여자선수가 당진에 온다길래 기다렸다 낚아챈(?) 것”이라며 우스개소리를 했다. 두 사람의 아이가 벌써 6개월째다.

지난 도민체전에서 당진군축구선수단의 주장을 맡았던 이광로 감독은 축구계에서도 무척 특이한 이력의 선수다. 정식으로 축구를 배운 적도, 선수 생활을 겪은 것도 아니다.

“호서고등학교(22회 졸업)에 다닐 때 축구에 관심을 두고 운동을 시작했어요. 조기축구회부터 나갔습니다. 축구 관련 서적도 읽어보고 기술을 혼자 습득했습니다. 도민체전에 출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길 기다려 선수로 참여하기 시작했죠.”

흔히 말하는 ‘선출(선수출신)’도 아니고, 아마추어 동호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이 그의 이력인 셈이다. 이광로 감독의 소속은 군내 축구클럽 중의 하나인 당우축구회. 도민체전 선수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10년이 넘었다.

해나루축구단에 조영임 씨가 참여한 것은 6개월여 남짓이다. 한양여대를 졸업한 여자축구 선수였던 조영임 씨는 십자인대 파열로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 뒤로 조 씨는 당진에 내려와 이광로 감독과 결혼한 후 해나루축구단에 3명의 후배들을 가입시켜 팀의 전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자신도 선수로 뛰면서 이번 대회에서만 8강전 결승골 등 3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해나루축구단의 실력이 처음에는 정말 형편없었어요. 누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요.(웃음) 제가 지도를 맡고 훈련이 있을 때마다 서너시간씩 훈련을 했어요. 힘들었겠죠. 처음엔 20명 이상이었는데 금세 몇 사람이 그만두시더라고요.”

그래도 이광로 감독은 해나루축구단의 실력은 도내에서는 상위권, 전국에서도 중위권까지 향상됐다고 평가한다. 이번 전국대회 성적도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라고 자부한다.

사실 이번 대회는 해나루축구단으로서는 매우 악조건 속에서 치러야 했다. 선수가 없어 11명만이 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이 감독은 “축구단에 아내를 비롯해 ‘선출’이 몇 명 있어 같이 뛰는 다른 선수들이 재밌게 경기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영입해오고 싶어도 지역에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요. 그들에게 월급을 주면서 데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취직만이라도 보장이 된다면 당진여자축구에 날개를 달아줄 텐데 아쉽죠.”

아내와 같이 사진촬영에 나선 이광로 감독은 “축구를 같이 재밌게 즐기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해나루축구단의 문을 두드려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