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본지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동동동 이장님!’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세상이 각박해졌다며 혀 차는 소리가 식상할 정도인 요즘에는 보기 드문 시골 인심과 이웃 간의 정이 묻어 있는 훈훈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편지를 쓴 이는 송산면 칠절리에 사는 김순녀 씨다. 김 씨는 편지에 평소에 마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최만식 이장을 칭찬하고픈 마음에 펜을 들었다고 밝혔다.
“40가구가 사는 우렁 속 같은 조그만한 시골 동네에 새벽부터 오토바이의 달달 거리는 소리가 나면 울동네 이장님의 순찰과 함께 하루가 시작됩니다. 90%가 80세 이상의 어르신들만 사시는 동네이기에 60세인 이장님은 젊은층에 들어가는 편이랍니다. 이장님이 되신 지도 어느덧 7개월째. 그동안 옆에서 지켜본 최 이장님은 너무 바쁘게 동동 거리시는 모습에 어찌 자랑을 안할 수가 있겠습니까.”
김 씨가 편지지에 또박또박 적어 내려간 최 이장의 활약은 이러하다.
지난 1월 한파 속에 상수도 연결부위가 파열됐을 때 이장이 직접 자재를 사서 땅을 파고 연결해 주었고, 노인들만 사는 마을 곳곳을 다니며 고장난 전기스위치와 보일러를 고쳐 주는 것은 예삿일이란다.
“내 집 일도 바쁜데 동네 주민이 부르면 한밤중이든 낮이든 무조건 ‘예’하고 달려가십니다. 우리 동네 이장님이 더 힘내서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김 씨는 “초보 이장님을 꼭 자랑하고 싶었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신문사로 온 편지를 들고 칠절리를 찾아 최만식 이장을 만났다. 최 이장은 “농촌 지역 이장들은 모두 하는 일이고 특별히 더 잘 하는 것도 없는데 칭찬을 해줘 낯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장이라고 목에 힘을 주는 직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고 젊은 이들은 거의 없는 마을에서 젊은 축에 속하는 제가 마을 일꾼으로 어르신들 심부름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이장은 “당진우체국에서 30년간 집배원으로 근무하면서 몸에 익힌 서비스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을 뿐”이라며 “내가 어르신들에게 하는 만큼 나중에 내가 늙으면 후배들이 그렇게 해주지 않겠냐”고 웃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