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서 바둑을 가르치는 김영한(68) 씨. 신평초등학교 31회 동문인 그는 요즘 3년전 시작한 바둑교실의 운영으로 바쁘다.

그가 바둑교실을 시작한 것은 어떻게 보면 사소한 계기. 아마추어 초단인 그는 평소 자주 다니던 기원이 문을 닫자 기원에서 사용하던 바둑판과 바둑알을 전해받아 모교인 한정초등학교에 기증했다. 물론 학교에서는 기쁜 마음으로 받았지만 정작 바둑을 가르칠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김영한 씨가 강사로 나섰다. 강사로 나선 것이 3년 전인데 이제는 신평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인근 합덕초등학교, 한정초등학교와 기지초등학교까지 6개 학교에서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바둑이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학부모님들이 먼저 아십니다. 바둑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을 하고 숨어있는 잠재력이 깨어납니다. 제가 바둑을 50년 동안 두고 있는데 바둑은 오묘한 진리가 있지요. 바둑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인내와 인성이 길러집니다.”

‘바둑전도사’를 자처하는 김영한 씨는 서울에서 40여 년 동안 광고회사를 운영해왔다. 나이가 들면서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물러난 그는 한가로운 삶을 보내다 고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강사로 나서기 전에도 상록수기념사업회 이사를 맡아 활동을 펼쳐왔다.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지내면서 제가 오히려 젊어지는 것을 느껴요. 바둑을 가르치면서 ‘이 아이는 재능이 있구나’ 혹은 ‘지능이 뛰어나구나’라는 것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러면 부모님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아이에게 신경을 써달라고. 부모님들도 감사해 하죠.”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은 작은 행동에서도 묻어난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그는 방과후학교를 지도하며 받는 작은 댓가를 아이들을 위해 사용했다. 광고회사를 운영하며 얻은 인맥을 활용해 아이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준 것. 신평초등학교 인효진 전 교장과 김영한 씨, 담임 선생님과 한 반 아이들의 얼굴을 모두 캐리커쳐로 그려 선물했다. 그 캐리커쳐를 하나로 모은 사진은 그해 아이들의 졸업앨범에 실리기도 했다고. 아이들이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도 그의 뇌리에 선명히 박혀있다. 혹시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서도 원하면 다시 한 번 만들 계획도 있단다.

“바둑수업은 자유스럽게 진행해요. 절대 강압적으로 하지 않아요. 교재를 주고 교재를 자유스럽게 풀게 해요. 아이들이 모르는 게 있으면 제게 가져오죠. 중요한 것은 큰 바둑판에서 제가 보여주기도 하고요.”

바둑을 가르치며 아이들과 어울리게 된 그를 아이들은 ‘바둑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꼭 감사해야 할 분들이 신평초 인효진 전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현 6개 학교 교장선생님들”이라는 그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저도 젊어지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소년 바둑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싶어요. 인성교육에 바둑만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