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로운 종편방송이 드디어 시작됐다.
국민들이 채널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가뜩이나 많은 보도매체로 혼란스러운데 앞으로 정제되지 않은 매스미디어의 홍수 속에 가치의 혼돈 속으로 빠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12월1일을 기해 조선일보사의 TV조선, 중앙일보사의 jTBC, 동아일보사의 채널A, 매일경제사의 MBN 등 종편방송들과 연합뉴스의 뉴스Y 보도전문방송국이 동시에 개국을 하고 방송에 들어갔다.
먼저 첫날 방송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수준 이하에 졸속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종편방송을 늘리겠다는 의지로 지각 있는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들의 우려와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난투극을 하면서까지 미디어법을 개정하고 일부 언론재벌에 종편방송을 몰아주었었다. 그것도 극히 보수 성향으로 편향된 언론들에게 종편방송을 몰아주면서 국민의 생각을 재단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었다.
그렇게 말썽 많던 새로운 종편방송들과 보도전문채널이 방송된 첫날 시민들과 네티즌의 반응은 ‘역시 편향되고 졸속’이라며 조소를 보내고 있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질이 떨어지고 수준 이하라는 평가들을 하고 있다. 무엇이 그렇게 급해서 준비가 너무나도 미흡하여 끊기고 잘리고 시간도 못 채우고 구성도 엉망이어서 실험방송 수준도 안 되는 방송을 송출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방송의 기술적 수준도 수준 이하인데다 방송내용도 염려했던 문제점들을 도출하고 있다. 첫날 방송부터 언론통폐합의 희생양이고 약자인 것처럼 포장하면서 과거의 부조리를 청산된 것인양 호도하고 첫날부터 모기업 언론사를 홍보하거나 합리화하는데 열을 올리면서 보수적 잣대로 재단된 편향된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당장 이런 평가와 비판처럼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지만 이보다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다. 우리는 서구의 선진국이라는 이탈리아가 언론재벌과 그곳 출신인 베를누스코니 전 총리에 의해 농단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일부 언론들이 언론의 본연의 사명은 망각한 채 국민의 생각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재단하고 정치권이나 사회 모든 분야를 조정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이미 보여 왔기에 더욱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국민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방송, 인터넷신문, 메일과 SNS, 중앙지, 지방지, 지역신문, 잡지, TV방송, 케이블방송, 라디오방송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매스미디어들이 매일 같이 쏟아내는 수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 미디어들이 양산하는 정보가 모두 옳고, 모두 진실이고, 모두 정답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고 정보의 소유와 보급이 특정 세력에 집중되었다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들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힘들게 포장되어 있다. 또한 상당히 많은 수의 국민들이 그런 것을 판단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을 귀찮아하고 있는데 정보가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사는 사회가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잘못 재단되는 것은 물론이고 잘못하다간 진실이 왜곡되고 정의가 무너지지는 않을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가치관의 혼돈 속에 살아가고 비상식이 상식을 이기고 비양심이 양심을 짓밟는 경우가 허다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정보의 홍수가 약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보화 시대에 정보를 차단하고 살 수 없으니 정보를 거르는 마땅한 장치나 대책이 마련돼야겠다. 그 방법은 궁극적으로는 올바르지 못한 매체를 배척하고 도태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선은 지각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꾸준한 활동과 사명감을 갖고 있는 언론이 선도하는 자정노력에 기대해 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지금 그런 활동과 노력이 절실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