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글이 창제된 지 벌써 563년이 되었다.
자기나라 글을 갖고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은데다 이렇게 오랜 되었다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런 우리글의 바탕에는 우리말이 있고 그 우리말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아득한 먼 옛날 선사시대부터 쓰던 우리민족 고유의 말이 있었고 알타이어족에 속한다.
그리고 우리말도 정치상황이나 생활중심이 어디냐에 따라 계속 발전하고 변해왔다.
북방의 부여계와 남방의 한계 언어로 나뉘어 있던 우리말은 고구려어, 백제어, 신라어를 거쳐 통일신라시대에는 경주를 중심으로 하는 언어가 통일되어 사용하다가 고려건국 이후 개성을 중심으로 하는 언어가 주로 사용되어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그 이후로 우리글이 창제되고 중세사회와 근대사회를 거쳐 지금에 이르러 서울, 경기지방의 언어가 표준어로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표준말 제정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마다 고유의 언어가 있고 지방마다 특색 있는 사투리가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표준말 사용이 점차 보편화되고 외래어가 유입되고 컴퓨터용어나 속어사용이 늘어나면서 사투리가 급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다.
20세기 후반 수도권이 팽창하고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지방 고유의 사투리까지 경외시하는 경향이 생기고 당국이 표준어 사용을 강제하면서 사투리가 점차 사라지다가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사투리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특히 우리 당진지역의 경우는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데다 당진지역 언어가 다른 지역 언어에 금방 순화되는 특성이 있어서 더 쉽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투리는 결코 경외시하거나 나쁜 것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언어발전 연구나 지역문화발전 연구 등에 좋은 자료이고 지역주민들의 정서가 담겨있어 매우 소중한 것이다.
다시 말해 사투리는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는 유산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사투리를 예찬하면서 사용하라고 장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급속도로 사라져가는 사투리를 보면서 아쉬운 마음도 들고 기록으로라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당진지역 토박이라도 40세 이하 세대에서는 사투리를 사용하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2, 30년만 지나면 당진 고유의 사투리가 사라지고 아는 사람들도 없게 되는 상황이다.
물론 시대적으로 지금의 기성세대 잣대로 평가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역의 언어가 지금처럼 급속도로 변한 적이 없기 때문에 거론하는 것이다.
서산, 당진을 사투리가 심해서 충청도 시베리아 벌판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 당진지역의 사투리는 충청도 다른 지역과도 차별화되어 있다.
그리고 어미를 줄여서 사용하고 충청도 다른 지역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는 등의 여러 가지 특성이 있어 국어국문학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글로 쓰면 ‘됐슈’로 똑같이 표기되지만 억양에 따라 ‘됐습니까?’라는 질문도 되고 ‘됐습니다.’라는 긍정적인 대답도 되고 ‘맘에 안 드니까 더 이상 상관마라.’는 부정적인 답이 되기도 하고 ‘됐으니 걱정 말라.’는 정중한 거절도 될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특색도 갖고 있다.
또한 ‘영’자를 영과 응이 혼합된 발음으로 읽는 것처럼 당진 사투리 중에는 모든 소리를 적어낼 수 있다는 한글로도 표현이 안 되는 특유의 발음체계도 있다.
‘안녕허슈? 우리 한양 괴타리 풀어놓고 시절처럼 놀지유.’ 마냥 각각의 단어들과 특유의 억양이 갖고 있던 정감까지 사투리와 함께 사라지면서 주민들의 정서와 민심도 각박하게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정을 담고 있는 고향말 사투리가 사라지는 것을 더 아쉬워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만이 아니라 사투리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학술적 가치가 크기에 꼭 연구하여 자료로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전문가와 지역의 문인들이 함께 연구하고 조사하고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는다면 학술적 가치가 높을 것이다.
우선 당진군이나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문화원이나 관련 단체들이 주도하고 지역주민들이 함께 한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가장 절실한 때이고 지금이 딱 좋은 시기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