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당진군학교급식협의회가 당진군의회에서 의결한 '당진군 학교급식 식품비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재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적이 있다.
그들은 학교급식 조례안에 '당진지역 농·축·수산물 사용'과 '친환경 농산물 우선 구매'가 가능하도록 문구를 삽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문구를 삽입했던 전라북도 급식조례가 대법원으로부터 WTO농업협정 위반을 근거로 조례무효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당진군급식협의회가 WTO농업협정이나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것임에도 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지역 우수농산물을 식재료로 써서 학생들에게 안전한 지역 농산물을 먹일 수 있고 지역 농민들은 농산물 판매로 수입증대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 식량 폭등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중국 멜라민 파동 등 지난해부터 일어난 갖가지 사건들로 먹을거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졌다. 이와 더불어 '지역 먹을거리(로컬푸드·local food)'라는 말과 로컬푸드 운동이 새롭게 뜬 키워드 중 하나다.
지역 먹을거리 운동은 우리 몸에 가장 잘 맞고 가까운 곳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먹어 생산과 소비 사이의 거리를 단축하고 건강과 경제적 이득을 얻자는 운동이다.
이 지역 먹을거리 운동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 정책으로 자리매김하는 단계이며 식량 위기와 지구 온난화, 석유 고갈 등의 문제로 선진국에서는 지역 먹을거리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농협에서 신토불이라는 말로 지역먹을거리 운동을 펼쳤고 2000년을 전후하여 참살이(웰빙) 바람이 불면서 먹을거리를 친환경농업과 유기농업으로 생산된 농산물로 바꾸고 있으며 생협 형태로 발전하여 생산, 가공, 소비까지 먹을거리가 관리되고 있다.
그리고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는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을 명시한 학교급식 조례를 제정했으며 비록 문구로는 명시하지 않지만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을 식자재로 쓰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로컬푸드가 어떤 점이 좋기에 새로운 키워드로까지 부각되고 현 정권에서도 이 운동을 적극 권장하는 것인가?
로컬푸드는 우선 누가 생산하는지, 어떻게 생산하는지 알 수 있기에 생산자는 믿음을 주는 생산방식을 택하고 소비자는 믿을 수 있기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가까운 거리를 운송하다보니 신선도가 유지되고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를 하던지 유통단계를 줄임으로써 유통마진이 줄고, 소비자는 싸고 신선하고, 생산자는 더 많은 이득을 얻는다.
또한 생산에서 유통과 소비단계에서 모두 친환경적이고 에너지소비가 줄어들다 보니 환경적으로 매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가 그 지역주민들의 체질에 잘 맞고 친환경적으로 생산되기에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어서 좋다. 이밖에도 생산에서 유통까지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과 소비의 선순환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특히 우리 당진군의 경우 전국 최고의 농업웅군이고 앞으로 서울, 인천, 대전 등을 상대로 근교농업 형태의 농업을 지향해야 하기 때문에 로컬푸드를 적극 생각해볼 때이다.
지금같이 수입 농산물의 안전성 논란을 비롯해 세계 농식품 체계에 대한 문제가 대두될 때가 기회이지만 생산자 조직화와 농민시장 개념 도입, 대형마트에서 쇼핑하기 좋아하는 쇼핑문화 등 문제점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 먹을거리 운동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다양한 지역단체가 참여하는 '로컬푸드 아카데미', '로컬푸드 포럼'을 통해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역 먹을거리 운동을 단순히 선언적으로 끝내고 생색내기로만 그치지 않고 농민, 소비자, 기업, 기관, 행정에서 함께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당진농업의 활로까지 찾을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