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게 일이라는 생각을 하니
내 몸의 무게가 가늠되어 조급증이 생겼다
한 걸음씩 오를 때 무게에 따른 집착이 가고
내 몸에 붙은 각질마저 저울질하게 만든다
산이 비켜서 내어준 물길 자리에서 각질을 씻어내어
조금이라도 홀가분하게 오르고 싶었다
여념 없이 흐르는 물에 씻어 벗겨 낸다면
지나온 궤적처럼 쌓인 무게를 비울 수 있을까
맑은 기운으로 가볍게 오를 수 있을까
마음이 붙들어 놓은 무게를 말끔히 지우고
풀꽃처럼 가볍게 흔들리며 살랑거릴 수 있을까
산 정상에 도착할 때쯤 다시 낀 몸의 각질을 털어내며
무거운 수고로움에 눈물이 났다
나는 또 얼마나 비워내야 할 것인가
황영애 시인
한국문인협회 회원
호수시문학 회원
한국문인협회 문학낭송가
당진문인협회 사무차장
새서울캠퍼스 학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