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숙 자 가동초등학교 교사

무인년 새해 당진에 거는 기대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정축년 한해가 우중충한 빛으로 그렇게 저물어갔고 또다시 무인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소원하는 일들을 이루고자 나름대로의 멋진 설계를 하기도 하고 다가와 줄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펼쳐가며 한껏 기대에 부풀기도 한다.

내가 이곳 당진땅에 첫발을 내딛은지도 어언 2년을 넘어섰고 햇수로는 벌써 3년째에 접어들었으니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아니할 수 없다.

내가 가동초등학교로 발령을 받고 물어물어 학교를 찾던 그해 3월은 꽃샘추위와 자리뜸으로 을씨년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런데다가 처음으로 정든 가족을 멀리두고 혼자 떠나와야 했으므로 파고드는 갯바람에 몸과 마음이 오들오들 떨리기까지 하였다.

제일 못견디게 가슴을 짓눌렀던 일은 대학입시를 앞두고 한창 신경을 써줘야 할 아들에 대한 걱정이 밤잠을 설치게 했고 매일 가정사를 돌봐야 할 여자의 몸이 생면부지의 땅으로 주거를 옮겨야 했을 때의 절박함이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고민거리였다.

그때만해도 당진은 서해안시대의 개막과 함께 산업개발의 붐이 일고 있는 곳이어서 여기저기서 활기찬 기계소음과 교통혼잡, 늘어나는 유입인구로 인해 투자와 땅값이 날만 새면 오르고, 웬만한 시골방값마저 껑충껑충 뛰어 적잖은 수입원이 생기고 한보철강으로 인하여 일자리가 늘어나 이곳 주민들은 그야말로 살맛이 나는 때였다. 그런데 이곳으로 발령을 받은 객지교사들은 개발의 혜택은 고사하고 고물가, 저인심으로 피부에 와닿은 고충만이 고작이었다. 인심이 좋기로 소문난 살기좋은 당진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다.

내가 근무하게 된 곳은 송산면의 아주 작은 농어촌 학교인데도 그 주변의 보잘것없는 방 한칸이 20만원을 홋가하고 교통비, 생활비의 지출이 봉급의 절반이상을 혼자 살아가는데 사용되어 가정을 꾸려가는데 이만저만한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객지에서 당진으로 유입된 교사들이 근무년한만을 채우면 이곳을 떠나려는 철새교사가 되고마는 현실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학부형들과 지역주민들은 그런 교사들의 절박한 체감온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타지교사들은 때만되면 갈 꿈 먼저 꾼다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생각들로 곱지않은 시선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누가 객지 타향에서 심적·물적·경제적인 부담을 심하게 짊어지면서까지 당진교육에 뼈를 묻겠는가는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년 들어 한가지 반가운 소식에 우리 객지교사들은 늦게나마 찬사를 보내며 기대와 희망이 부풀어가고 있다. 당진교육을 위해 객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교직원과 그 가족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늦게나마 주택건립의 계획이 추진중에 있다고 하니 정말 기쁜 마음을 금할 수 없고 축하해 마지않는다.

적어도 당진의 앞날이 우리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있는만큼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들의 복지후생정책이야말로 중차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당진에 와서 2세교육을 위해 수고하는 교원들의 주택이 하루빨리 착공되어 안정된 마음과 몸으로 당진교육에 정열을 쏟아붓게 되기를 이곳에 와 고생하고 있는 여러 교육자들과 함께 기대해마지 않는다.

비롯 지금 나라경제의 위기로 여러가지 어려운 실정에 처해있지만 교육발전을 위한 쉼없는 정책들은 일관성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부디 새해와 더불어 ‘당진교육’과 ‘당진시대’의 눈부신 발전을 함께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