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명 남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정의인권위원장 당진장로교회 담임목사
새정부에 바란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외세에 의한 분단, 그리고 군사쿠테타에 의한 독재국가의 안보와 경제성장 이데올로기로 인한 인권유린으로 얼룩져있다. 문민정부, 개혁정부를 자처하는 김영삼정권하에서도 인권문제에 관한한 별반 개선된 것이 없다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대국민화합이라는 논리를 펴며 전두환씨와 노태우씨를 사면하였다. 양심수는 감옥에 가둬놓고 일말의 반성기미도 없는 가해자는 사면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민주화와 사회정의, 민족통일을 위하여 용기있게 행동한 양심인사들을 구속하여 양심수를 양산해온 악법 등은 철폐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 안기부법, 노동관계법, 보안관찰법 등이다.
국가보안법은 해방후 지금까지 국가의 안보보다는 독재정권을 지탱해온 도구였다. 현정부는 양심수는 한명도 없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이런 주장은 노태우 정권에서도 주장한 바 있다. 김영삼 대통령도 선거공약에서 국가보안법은 악법이므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바가 있다.
안기부법도 자신도 공작정치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면서 개정하겠다고 하였다. 김영삼 정부는 안기부법을 개정하였다. 이 일을 자신의 개혁성의 대표적 상징으로 선전하였다. 그러나 그는 날치기 수법으로 노동법과 안기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현 정부는 국가보안법 등을 남발하면서 전두환·노태우 정권 치하보다도 더많은 양심수를 감옥에 가두는 사상최대 구속기록을 세우고 있다. 허울좋은 문민정부는 독재정권의 전철을 밟고 있다. 현정부는 경제정책의 실패로 노동자와 농민, 도시빈민 등 더많은 빈곤실업 등으로 인권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현 정부는 경제의 혼란과 연말을 이용하여 23명을 사형집행하였다. 사형집행은 전노정권에서도 자제해 왔으며 1회이상 한적이 없는데 3번이나 집행을 하였다. 선진국에 해당되는 100여개국에서 사형법이 폐지됐으며 사형법이 존치된 나라에서도 사형집행이 유보되어가고 있고 종신형으로 개정되어가고 있다. 또한 유엔은 사형폐지를 촉구하고 있으며 국제엠네스티에서도 사형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악법 개폐의 문제는 과거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끊임없이 논의되었던 국민적 열망사항이었다. 이 땅에 민족의 통일과 민주화를 위하여 억압과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온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기대했던 문민정부는 실정으로 막을 내려가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기대속에서 대선을 통하여 민주화의 일환으로 고대하던 정권교체를 하였다. 새 정부는 여당에서 야당으로의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독재권력으로부터 민중의 정권으로 이양되어야 하며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리고 소외당하는 약한 자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
새정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낮은 자세로 섬기고 봉사하는 겸손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김영삼 정부도 개혁초기에는 국민의 많은 지지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는 인기에 영합하지 말고 국민과 역사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정부의 힘으로만은 역사를 바로세우기는 역부족일 것이다. 국민과 함께가는 정부가 되도록 국민들은 협력하고 국민의 기대에 어긋날 적에는 엄한 저항을 받을 것이다. 민족의 통일이 앞당겨지고 동서가 화합되고 하나되는 민족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화합이라는 것을 앞세워 능력있는 호남사람이 배제되고 민주화에 수고한 사람들이 홀대받는 것도 정의로운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새정부 출범을 앞에 두고 세계 인권의 날 50주년을 맞이하는 새해에는 현재의 인권상황을 바로 평가하고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여 정의가 하수같이 흐르고 평화가 들꽃같이 피어 오르는 아름다운 세상, 양심수가 하나도 없는 세상에 함께 살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