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가 전 국민의 성원 속에 20여 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줄다리기가 기지시에 전해 내려온 것은 500여 년 전이다. 500여 년 전에 우리 조상들은 무슨 생각으로 줄다리기를 시작했을까?

줄다리기는 그 커다란 줄을 만드는 과정부터 인내를 요구하는 작업이다. 큰 줄을 제작할 때는 500여 명이 달라붙어야 한다. 길이 200m, 지름 1m, 둘레 1.8m, 그 규모에서 보듯 화합과 인내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작업인 것이다.

줄다리기는 기지시시장에서 시작했는데 줄을 꼬고, 나르고, 다릴 때는 장터 상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농촌 주민은 물론 포구의 뱃사람들이 함께 참여해 단순한 시장의 행사가 아니라 지역을 하나로 묶는 공동체 행사였다.

특히, 40톤에 이르는 줄을 몇 천 명의 사람들이 힘을 합쳐 운반하는 줄 나가기는 일대 장관이며, 흥분의 시간이다. 이때부터 줄을 다릴 때까지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고 암줄과 수줄을 연결하는 비녀장이 끼워지는 것은 흡사 둘이 하나가 되는 장엄한 광경을 연출한다.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로 줄다리기가 시작되면 있는 힘을 다해 당기지만, 이겨도 좋고 져도 좋은 화합의 웃음과 하나 되는 마음으로 줄다리기는 마친다.

이제 모두가 하나 되는 세계 최대 줄다리기를 당진에서 우리 국민만의 축제가 아닌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줄다리기 축제에도 18개국 외교관들이 참여해 대한민국의 흥을 느꼈고 대한민국이 하나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돌아갔다.

지금 남과 북은 이념의 대치 상태에 있다. 경제, 체육 등에서 교류가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주민 간에 손을 잡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기지시줄다리기의 슬로건이 ‘의여차, 줄로 하나되는 세상’이다. 줄 하나로 세상이 하나 된다는 것은 이번 축제에서 확인했다. 남과 북이 하나되는 것은 커다란 협력 사업이나 지원도 있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열어야 가능하다. 세계 최대의 줄다리기를 통해 세계 최대의 현안 과제인 남북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지시줄다리기를 남과 북이 마음을 열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3년 기지시줄다리기를 판문점이든, 비무장지대(DMZ)든, 개성공단이든 함께할 수 있는 장소에서 화합의 상징으로, 통일의 기틀이 되는 행사로 실시하기를 제안한다.

당진시는 이러한 일에 앞장 설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세계 최대의 줄다리기를 남과 북이 함께 치러 화합의 웃음, 하나 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해줘야 한다.

‘줄로 하나되는 세상’ 이전에 ‘줄로 하나되는 남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는 물론 관련 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진의 기지시줄다리기가 통일의 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