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내역
▲지적부문 1위 남상일 ▲농아부문 남자 1위 김종규(신성대), 2위 김용현(신성대) 여자 1위 배이슬, 김진희(신성대) ▲단체품새부문 2위 송악태권스쿨, 3위 합덕나눔복지센터 ▲태권도체조부무 1위 신성대팀l ▲겨루기부문 남자 -63kg 1위 김종규(신성대), -68kg 1위 김용현(신성대) 여자 -53kg 1위 최제윤(신성대), -57kg 1위 배이슬(신성대) -62kg 1위 김진희(신성대)
올해 스물여섯살인 (남)상일 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1등을 해봤다. 그것도 전국대회에서 1등이다. ‘세상에나 내가 1등이라니!’ 실감이 나질 않았다. 어릴 적 결핵을 앓고 난 뒤 척추염으로 대수술을 한 후 집에서만 생활했던 상일 씨는 3급 지적장애인이다. 상일 씨에게 무엇을 새로 배운다거나 대회에 나가는 일은 먼 나라 남의 일만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상일 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매주 한 번씩 태권도를 배울 수 있게 된 것. 집에만 갇혀 사는 성인지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태권도를 가르쳐주겠다고 나선 김종학(합덕제일체육관) 관장 덕분이었다. 1년 동안 상일 씨를 포함한 4명의 친구들이 김 관장에게 태권도를 배웠다. 그러다 경험삼아 처음 참가한 전국태권도대회에서 개인 1위, 단체 3위라는 쾌거를 거두게 된 것이다.
지난 12일 조치원에서 열린 제1회 충남장애인태권도협회장기 전국태권도어울림한마당대회에서 합덕제일체육관, 신성대학 농아팀, 송악태권스쿨팀이 함께 당진시지회 소속으로 참가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태권도를 배운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합덕제일체육관 선수 중 상일 씨가 지적부문 개인 1위를 차지했고, 4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함께 출전한 단체품새부문에서도 3위에 올라 당진시지회의 종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밝아진 표정, 건강과 성취감 얻어
“이얍, 이얍”
“좋아~ 상일이! 잘했어! 자, 다음! 우리 상아~!”
1년 만에 다시 찾은 합덕제일체육관, 기합소리가 복도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밝아진 표정, 김 관장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1년 전과는 사뭇 달랐다.
“많이 변했죠. 확실히 표정이 밝아졌어요. 처음에는 기합소리도 내지 않았어요. 물론 웃는 일도 별로 없었고요. 운동을 하다가 하기 싫으면 말도 하지 않고 주저앉아 버려서 꼼짝을 하지 않았죠.”
김 관장은 우선 선수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기초체력을 키우는 운동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체육관에서 만나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선수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김 관장을 스스럼없이 대했다.
“이제는 농담도 잘해요. 음악을 틀어놓고 운동을 하는데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운동하다말고 춤을 춰요. 그럼 혼내지 않고 춤 추는 시간을 갖자고 하죠. 운동하는 걸 즐거워하기 시작하면서 실력도 늘더군요.”
김 관장은 “상일이는 늦게 합류했는데도 실력이 뛰어나고 선미(가명)는 말수가 적지만 꾸준히 따라오는 성실함이 있고 상아는 리더십이 있고 성격이 밝다, 선호는 제일 열심히 한다”며 선수들마다의 자랑을 늘어놓았다.
남부행복나눔복지센터(센터장 함효정)가 연결고리가 되어 시작된 성인지적장애인 태권도 강습은 장애인스포츠교육을 수료한 김종학 관장이 무료로 강습을 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남부행복나눔복지센터에서는 집에서 무료한 생활을 하고 있는 성인지적장애인들에게 건강을 되찾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태권도 강습을 지원하고 있다. 강습에 참여하게 되면 하교 차량과 운동복이 지원된다. 운동 문의는 041-362-9625로 하면 된다.
미니인터뷰 김종학 합덕제일체육관장
“더 많은 친구들과 운동할 수 있었으면”
“장애인체육을 공부했지만 아무래도 처음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과 정이 들어 이제는 정말 스스럼없는 사이가 됐어요.”
김종학 관장은 “특히 처음과 달리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진 걸 크게 느낀다”며 “눈도 마주치지 못했던 아이가 구령소리를 내며 발차기를 하는 걸 보면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대회에 나가기 전에는 긴장을 해서 밥도 못 먹었는데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고 난 지금은 기분이 다들 좋아져서 더 열심히 해요.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면 더 재밌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니인터뷰
조수현 남부행복나눔복지센터 복지사
“성인지적장애인 사회활동으로
활력 찾아야”
조수현 복지사는 “더 많은 장애인들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활력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들은 학교를 마치고 성인이 되면 취업도 쉽지 않고 갈 곳도 마땅치가 않아 집에서만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지적장애에 지체장애까지 갖고 있는 분들은 더욱이 사회활동을 하기가 어려워 건강이 더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많고요. 헌데 이런 운동을 통해 건강도 되찾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활력을 찾을 수 있게 되죠. 무엇보다 사회를 경험하고 대회에 나가 성취감까지 얻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아요.”
미니인터뷰 지적부문 1위 남상일 씨
“태권도 배운 뒤 몸도 좋아져”
“처음에는 실감이 나질 않았어요. 전날 잠도 한 숨 못자고, 아침도 못 먹었는데요. 떨려서요. 태권도 배우기 전에는 매일 집에만 있었어요. 밭일 조금씩 하는 거 빼면 지루하고 심심했죠.”
3급 지적장애인인 남상일 씨는 “몸이 좋아진 것 같고 기분도 좋다”며 “부모님도 우승 소식을 듣고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