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요즘, 신평면 거산리 곽택근 씨는 추수를 앞둔 논을 바라보면 울화가 치민다. 서해중앙신협 거산지점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곽 씨의 논 일부가 누군가 살포한 농약으로 초토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봄, 누군가가 상가 근처에 심겨진 가로수 세 그루를 죽이기 위해 농약을 살포했는데 가로수는 다시 살아나 잎이 돋고 있는 반면, 곽 씨의 논 일부는 풀 한포기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그나마 피해부분 인근에 자라 난 벼들도 누렇게 말라버렸거나 쌀알이 제대로 맺히지 않았다. 곽 씨는 “추수를 앞두고 마음이 찢어진다”며 “남의 땅을 이렇게 망쳐 놓은 건 완전히 범죄행위가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피해를 당한 직후부터 여러 차례 시청과 경찰서에 문의했지만 “수사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 올 뿐이었다. 당진시청 산림축산과 담당자는 “신고가 들어오자마자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고 행위자를 찾는 중”이라며 “행위자에게 배상을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도 농약 살포 행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진경찰서 지능수사과 담당자는 “내사는 이미 종결됐고 언제든 추가 단서가 발견되면 다시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추가 단서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내가 어떻게 아냐”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로수 관리를 담당하는 행정당국에서 곽 씨에게 아무런 보상도 해 줄 수 없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처음이어서 예산편성 지침 등을 살펴보고 내부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시와 경찰이 봄부터 가을까지 사건 해결을 하지 못하는 동안 곽 씨는 “올해 농사를 망친 것은 물론이고 땅 오염이 심해 내년 농사를 어떻게 지을 지 걱정이 크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