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6일 나는 서울 청계천 축제에 갔다.
36회 심훈상록문화제 기획에 동참하기로 해 그동안 친분이 있었던 노리단의 공연과 그들이 기획한 축제가 어떤 형태인지 벤치마킹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그곳에서 놀라운 정크아트를 보았다. 바로 서울시민들이 집에 있는 부서진 목재물건을 가져와서 만든 커다란 ‘쓰레기 나무’였다. 나무 쓰레기가 다시 나무가 된다는 생각과 시민들이 모아준 폐품으로 만든다는 발상은 신선했다.
당진에 돌아온 나는 이번 심훈상록문화제가 심훈선생의 상록수정신(함께 시대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신)을 기리는 축제이므로 정크아트 나무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하였다. 제안이 채택이 되어 당진의제21에서 에너지 관련 홍보비와 심훈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의 지원금으로 250만원의 자금이 확보되었다. 덜컥 겁이 났다. 250만원으로 정크아트 나무를 만들 수는 있겠는가? 잘못하면 정말 정크가 되어버릴 수도 있었다.
행사가 열리는 당진시청 앞에는 죽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두 그루 있었다. 토질이 안 맞아서인지 새로 심어도 자꾸 죽는 느티나무는 당진시청의 골치 덩어리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청을 새로 지을 적에 기부를 받아서 심은 것인데 자꾸 나뭇가지가 죽어 잘라내다 보니 굵은 가지만 남았고 이제는 줄기도 죽어버렸단다. 시는 기부 받은 나무를 자르지도 새로 심지도 못한다는 것, 나는 시에 가서 ‘이 나무를 이용해서 새롭게 나무를 만들겠다. 태양광 정원등과 사람들이 잎을 만들어 붙여서 다시는 죽지 않을 나무를 만들겠다.’고 제안하였다. 공무원들은 3년 이상 갔으면 좋겠다는 등의 이야기와 혹시 민원이 발생할 시에 즉시 철거해야한다는 조건으로 허락하였다.
우리는 당진문화연대와 작가를 만나 설치에 들어갔다. 줄기를 폐현수막으로 감싸고 대나무로 없어진 잔가지를 대신하고 리본을 달아서 잎사귀를 대신했다 친환경조명으로 태양광 조명등을 열매를 대신해서 부착했다. 그리고 행사장에 찾아온 사람들은 리본 잎사귀에 소원을 써서 달았다. 장난기 많은 아이들에 낙서도, 중환자인 어머니의 쾌유를 비는 소원도 모주 소중한 잎으로 달렸다.
그러나 9월 2일 한참 자원봉사자들과 만드는 도중에 ‘지금 만드는 나무가 성황당 나무 같아서 잘라버려야겠다’는 소리를 공무원이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지인은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했다. 불안한 가운데 나무는 완성되었고 작가들과 당진문화연대는 ‘꿈꾸는 나무’라는 명패를 달았다. 낮에는 푸른색 당진시청과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잎사귀를 흩날리다, 밤이면 잔가지 여기저기에 매달린 햇빛에 에너지를 머금은 태양광 정원등이 푸른빛을 뿜는 낮이나 밤이나 영원히 죽지 않는 ‘꿈꾸는 나무’는 그렇게 완성되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심훈상록문화제가 끝나자마자 시에서 ‘나무를 베겠다’는 통지가 왔다. 이유는 나무가 성황당나무 같으며 잔가지로 표현한 대나무 가지가 더욱 문제라는 등 민원 전화가 많다는 것이다 또 공무원 중에서도 저 나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9월16일 상록문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완성한 ‘꿈꾸는 나무’는 다음날 17일 사형선고를 받았다. 더욱이 태풍이 불고 난 22일 토요일 날 결행한다고 했다. 우리는 사전에 요구가 있을시 철거한다고 약속했지만 소원을 쓰고 함께 만든 사람들의 정성을 생각해서 좀더 전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결국 시에서는 추석 지나고 베겠다고 했다.
추석이 지나 10월 8일 시청에 갔더니 ‘꿈꾸는 나무’가 있던 자리에는 그루터기 하나만 남아 있었다. 10월 6일 작가와 자원봉사자들이 대나무 가지와 리본 그리고 태양광정원등을 철거하고 시에서는 나무를 잘라내었단다. 제안한 나도 가슴이 아픈데 직접 설치했던 작가와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을 어땠을까. 지금도 작가의 창고에는 대나무 가지와 사람들이 쓴 소원 나뭇잎(리본)이 있단다. 차마 버릴 수도 돌려줄 수도 없어서.
안녕! ‘꿈꾸는 나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