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민 씨는 자신만의 도예 철학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도자기에 생명을 불어 넣는 도예가다. 그의 손은 항상 도자기를 빚느라 물과 흙에 마를 새가 없다보니 관리를 한다고 해도 트거나 갈라지는 일이 허다해 투박하기만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거친 손이 부끄러울지 모르지만 도예가로서 그의 손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자랑스러운 손이다.
힘들고 지칠 때 가족이 큰 힘
고대면 성산2리에서 라온도예를 운영 중인 도예가 조원민(40) 씨. 2005년 당진에 정착한 그는 지역에서 젊은 도예가로 활동 중이다.
조원민 씨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사용하는 물건은 직접 만들어 사용할 만큼 손재주가 남달랐다. 대학에 들어와 도예과를 전공하며 도예가의 꿈을 키워갔지만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가족들의 반대가 있어 쉽지만은 않았다.
“군대에서 전역한 뒤 다른 일자리를 알아도 봤죠. 정해져 있는 딱딱한 틀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활에 오래 버티지는 못하겠더군요. 다시 학교에 복학해 자유분방하게 작품을 창작하고 표현할 수 있는 도예가로서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죠.”
수작업으로 직접 만들어 낸 도자기가 형태를 갖춰 갈 때 느껴지는 희열과 만족감은 그를 다시 도예가의 길에 들어서게 했다. 그렇게 조원민 씨가 도예가로서 길을 걸은 지도 벌써 19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도예가로서 창작에 대한 포부와 자존심을 갖고 인생을 살아왔다.
도예가로서 경제적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이 길을 걷기로 마음 먹었던 대학생 때부터 각오했던 일이지만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은 가장으로서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도자기가 잘 팔릴 때면 수입도 괜찮죠. 하지만 매일 같이 도자기가 팔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입이 될 수 없어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그럴 때면 아내의 힘이 가장 컸죠.”
지금은 17개월 된 아들 경빈이를 돌보느라 일손을 놓고 있지만 아내 김선심(32) 씨 역시 도예가다. 조원민 씨가 이 길을 걷는데 가장 많이 이해해주고 독려해 줄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가 느끼는 아픔과 고민을 이해하고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시설, 문화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에서 나고 자라 친구도 없는 한적한 시골에 내려와 살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내 일에 대해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는 그녀의 마음이 항상 제게는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완성된 작품을 볼 때면 벅차올라”
조원민 씨의 도예 경력이 쌓여가고 있지만 아직도 작품을 만들어 내는 데는 많은 고뇌와 아픔을 수반한다. 도깨비 방망이 처럼 자신이 원하는 도자기가 뚝딱 만들어 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도자기를 만들어 내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완성된 도자기를 말려 가마에 굽고 유약을 발라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가가 그렇듯 100% 만족 스러운 작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작가가 만족스럽게 만들어 낸 작품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조원민 씨는 이런 작품들이 완성되어 가마에 들어 갈 때면 항상 마음을 졸인다. 초벌과정에서 도자기가 냉파를 입어 금이가거나 깨지는 경우, 재벌 과정에서 변색이 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도자기가 가마에 들어갈 때면 1260℃가 넘는 가마 앞에서 몇 시간이고 마음을 졸이는게 도예가의 마음이죠. 초벌과 재벌 과정이 잘못되면 아무리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어 냈어도 헛수고로 돌아가기 쉬우니까요. 기다림과 초조함의 시간을 지나 가마의 문을 열었을 때 잘못된 작품들을 볼 때면 그 허탈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완성된 작품을 볼 때면 뿌듯함이 벅차오르는 이 감정 때문에 도예가로서 살아가는 걸 고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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