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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그림을 그린다?

30년 간 전통서예를 지켜온 김용남 작가가 최근 글씨를 회화화하는 데에 푹 빠졌다. ‘동행(同行)’이라는 글자 안에 길이 있고, ‘친구’라는 글자에 두 사람이 함께 걷고 있다. ‘미소’라는 글자에는 미소 짓는 사람의 얼굴이, ‘사랑’이라는 글자에는 사랑스러운 이의 얼굴이 담겨있다.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A&C 아트페어에 참가한 김용남 작품의 문자회화 작품은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문자이지만 회화이기도 하고, 묵을 사용한 동양화이지만 현대적 감각의 작품으로 독특하고 신선한 전시였다.

“꽃과 풍경 등을 주로 그리는 미술 분야에서 서예는 글씨이기 때문에 소외감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공감대를 더욱 넓힐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캘리그래피’라 하여 문자로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그는 캘리그래피를 보며 전통서예의 서법이론을 접목하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김 작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그 변화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이 기반이 돼야 한다”면서 “전통만 고집하면 고루해지고, 전통이 배재된 작품은 그 안에 깊이가 얕을 수 밖에 없어 두 가지가 함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남 작가가 발표한 이번 작품들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신선한 영감을 부여하고 있다.

더구나 먹 특유의 번짐(발묵)과 여백은 작가의 의도와 의도하지 않음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해 그 멋을 더한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집중력과 정신함양에 큰 역할을 하는 서예의 장점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자를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할지 상상하면서 창의력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김 작가는 서예가 대중들에게 취미생활 정도로 머무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전통서예를 이어나갈 후학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예를 하면 할수록 어려움을 느껴요. 한 20년 쯤 더 지나야 진정한 ‘나의 글씨’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