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깔에 매료돼 미술을 시작했어요. 자연이 가진 색상이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하더라고요.”
작품을 접했을 때 ‘무엇을 그렸나’ 형태를 먼저 떠올렸던 터였다. 이상옥 작가의 표현처럼 ‘색깔을 가지고 논다’는 건 일상적으로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따뜻하고 황홀한 주황색을 좋아한다는 이 작가는 휴대전화에서 둥글게 썬 호박고지를 말리는 사진을 보여주며 “너무 아름답지 않냐”며 감탄했다.
색을 가지고 놀다보니 자연스럽게 미술을 시작하게 됐고 유화를 선택했다. 크로키도 하고, 스케치도 하고, 붓글씨도 쓰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유화에 대한 애착이 크다. 강의를 할 때도 유화의 기초부터 가르친다.
“다른 재료와는 다르게 깊이감이 있어요. 붓을 댈수록, 색을 덧입힐수록 그 느낌이 달라지지요. 유화를 많이 접하고 그려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느낌이에요.”
지금은 당진 읍내에서 작업과 교육을 함께 하고 있지만 고대면 성산리에서 지냈을 당시 그렸던 그의 작품 중에 배꽃 그림이 있다.(사진) 색으로 채워져 있지만 꽃은 드문드문 피어있고 빈 여백이 크다. 이 작가는 “처음엔 사실적으로 그리다 점차 비워가기 시작했다”며 “나타내고자 하는 것만 최소한으로 나타냄으로써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중요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한국화에 매력을 느낀 경험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백이 좋아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그 여백을 참 좋아해요.”
문화센터와 개인작업실 한켠에서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가르친다기 보다 알고 있는 걸 전해주는 정도”라고 말한다. 주부들이 취미생활로 즐길 수 있도록,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라고.
이 작가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깃발전과 같이 찾아가는 미술관을 열거나, 청사나 큰 건물에는 필수적으로 평면작품을 걸도록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전시관을 넘어 관객들에게 작품을 들고 나가고 싶어요. 날이 따뜻해지면 당진천변에 그림을 전시하면 참 멋지지 않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