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에는 천 가지 색이 있어요. 흑과 백, 두 가지 색만 존재하는 게 아니에요. 묵의 농담(濃淡)에 따라 전혀 다른 색, 다른 느낌이 나지요.”
당진지역의 미술작가 중 몇 안 되는 한국화 작가인 김윤숙 작가는 먹향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다. 뒤늦게 한국화의 매력에 빠져 30대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흘러온 세월이 어느덧 25년이다.
한국화의 생명은 선과 여백이다. 먹의 농담과 선이 조화를 이뤄 그림이 완성된다. 특히 한국화에 쓰이는 화선지는 먹이 번지는 것(발염)을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더구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여백은 한국화의 백미다. - 연락처 : 010-4330-3955
“한국화의 여백은 비어 있지만 외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어요. 작가의 의도가 아닌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이 채워가는 거죠. 보는 사람에 따라 수 백, 수 천 가지의 이야기가 담길 수 있는 것이지요.”
한국화는 그래서 철학에 가깝다. 그림을 그릴 때에도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절제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한국화는 먹을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물감을 이용한 채색화도 있다. 농도에 따라서 수채화의 느낌이 나기도 하고, 유화의 느낌을 주기도 한단다.
김 작가는 혼자서 작업하는 시간도 즐기지만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열심이다. 당진문화예술학교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김 작가가 운영하는 ‘늘꿈 먹그림실’에서도 늘 사람들과 함께 한다.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이 주로 주부에요. 같은 취미를 함께하고 서로의 삶도 공유하며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내지요.”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한국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쉽다. 미술을 전공하려는 학생들도 한국화 보다는 대부분 서양화를 택하다 보니 전통문화를 계승·발전하는 것이 등한시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김 작가는 “많은 학생들이 한국화를 접했으면 한다”며 “누구든 부담 없이 열린 마음으로 배움의 첫 발을 내딛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작가는 4월 11일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에서 부채에 문인화를 그려 넣는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5월부터는 왜목마을에 위치한 카페 ‘아트바젤’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