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하청노동자 다섯분이 가스질식으로 사망한 산재사건이 발생해 그 억울한 영혼이 구천을 맴돌고 있다. 또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도 꾸렸다니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현대제철의 산재사고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며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달콤함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이다. 특히 현대제철을 비롯해 굴뚝산업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 피해에 대해서 현장노동자와 지역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 적이 없다. 피해가 발생되면 보상하면 그뿐이라는 기업들의 생명 경시풍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최우선 정책을 펼쳐야 할 정부와 자치단체는 경제발전을 운운하며 미적거리고 있다. 그것은 곧 시민들에게 ‘기업의 발전이 주민들의 이익’이라는 정경유착 친재벌정권의 국민세뇌교육에 원인이 있다. 당진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선전하며 많은 기업을 유치해 세수확대라는 이윤만 생각했지 지역의 환경파괴와 그로인한 주민들의 생명위협엔 소걸음이다.
당진시장은 공해유발 기업주에게 시민들과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가할 수 있는가? 지역의 각종 공장과 건설현장에서 유해물질 배출사고와 산재사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단속과 처벌은 솜방망이여서 기업주들은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천박한 자본주의 근성이 판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들의 범법행위가 용인된 시점은 군사 정권의 밀어붙이기식 경제개발 시대일 것이다. 경제개발시대에 기업주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은 필연이라는 사고가 오늘 현대제철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이어지는 이유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OECD 산업재해 사상자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렇듯 정부가 산재사고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지금 현실적으로 산재사고를 줄이려면 기업주들의 탐욕에 대응 할 강력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
그런데 노조가 산업안전에 개입하는 것을 경영에 대한 침해라며 부정적이다. 지금처럼 산재사고가 빈발하는 작업환경을 고의로 방치하는 한 산업재해 1위의 불명예를 벗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노동계의 촉구대로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해당기업주가 책임지도록 강력한 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현금성자산보유액 규모는 34조 원 이상이고 정몽구 부자가 받은 현금배당액이 916억 원이라니 이들 부자가 보는 하청노동자의 생명은 어떤 가치일까? 기업인들이 이토록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이 땅의 법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작용되기 때문이란다. 새누리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생명, 인권, 민주주의, 공영방송, 공공의료등 공공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대한민국을 이처럼 세계 15번째 경제대국으로 만든 것은 박정희도, 이건희도, 정몽구도 아닌 비정규직노동자를 포함한 1500만 노동자란 사실이다. 왜 이토록 강자들의 이윤 앞에 약자들의 생명이 돈으로 평가되는 시대가 되었는가?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자본에 예속된 권력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한층 성숙되고 경제민주화가 완성되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장서서 개별 노동자는 물론 그들이 조직한 노동조합의 대표들을 수시로 만나 노동현장의 고충에 귀 기울려야 한다.
또한 기업주들도 노동자들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 가치로써 이윤보다는 생명을 존중하는 기업 경영풍토가 궁극적으로 산업재해를 막고 노사 신뢰를 쌓는 초석이다. 오늘도 산업재해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당진시의 노동자 시민들이 있음을 이철환 시장은 명심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