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발생한 소위 ‘국정원 여직원 선거개입’사건이 축소 은폐 되고 있다며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정원의 여직원 김 모씨 등이 역삼동에 소재한 모 오피스텔에서 인터넷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 ID 40여 개를 갖고 야당과 진보세력을 묶어서 비방하고 여당의 정책을 홍보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이번 국정원 사건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국정원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데도 검찰과 경찰이 축소 은폐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특히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서는 국정원 3차장 산하의 심리정보국 소속 김 모(28·여) 씨가 문을 잠근 채 수사를 거부하는 것을 두고 ‘국정원 여직원 자취방 난입 사건’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을 강력 규탄한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후보) 또한 3차 후보토론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을 제기하며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은 선거를 남겨두고 “그 불쌍한 여직원은 결국 무죄”라며 “그런데도 민주통합당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인권 유린에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연합뉴스 12월 17일자 인용).

최근 종교단체와 서울대를 비롯한 각 대학 학생회가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밤마다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정국에 대해 박 대통령이 원칙을 세워 국정원 개혁이라는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또다시 명박산성에 막혀 수 개월 동안 국론이 분열되고 무고한 시민학생들이 잡혀가는 2008년 광우병 미국소고기 수입반대 때의 사태는 없어야 한다.

국정원의 정치공작이라는 국기를 문란케 한 중대한 범죄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직원들을 기소하지 않은 이번 결정은 권력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정원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은 박빙의 승부였던 지난 18대 대선 선거결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사안인 만큼 당시 집권세력과의 긴밀한 연락과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따라서 우리는 검찰 수사에서 다 밝혀지지 않은 부분의 진상도 이번 국정조사에서 추가로 규명될 것과 수사과정에서 부당한 간섭의 전모 규명과 함께 이들에 대한 책임추궁을 요구한다.

더욱이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에서 증인채택과 조사범위에서도 권영세 주중대사를 포함 성역 없이 처리되어야 정통성을 인정받는 정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회가 국정조사를 조속히 실시하고, 여야 각 정당과 대통령, 그리고 정부가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 방안을 국민 앞에 제시할 것도 엄중히 촉구한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호소하건대 무엇보다 이제는 잃어버린 헌법적 국민의 권력을 찾아오도록 시민들의 각성과 실천은 바로 우리들의 몫이요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