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쉽게 이용하며 생각하지 못한 전기 생산과 송전의 불편한 진실이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에 있다.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협의는 진행되지 않고, 정부와 한전은 오히려 겨울철 전력난을 이유로 주민들을 몰아세우고 공권력을 투입해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송전선로를 활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한전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인정해 송전탑 신설만이 해결책이 아님이 확인됐다.

충남지역도 화력발전소 증설과 송전탑 건설문제로 갈등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보령화력 주변 주민들은 날리는 석탄재와 석탄가루 때문에 밖에 빨래도 널지 못한다. 발전 온배수(취수한 해수를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흡수하는 냉각수로 사용한 후 고온 상태로 배출되는 방류수, 자연해수보다 연 평균 약 7도 정도 높다)로 인한 해양생태계 교란도 심각해 어획량이 줄면서 어업인구도 줄고 있으며 회처리장(발전하며 태우고 남은 석탄재를 처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소 주변의 갯벌도 계속 매립돼 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 건강 피해가 심각하다. 발전소 주변 5km 이내 은포, 고정리 등 10개 마을 주민들은 1990년 이후 암 발생환자가 70여 명에 이르고 기형아도 출산돼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과 보령시의 건강피해 조사 및 대책 마련 요구도 발전소 측의 묵살로 검토조차 되지 않았다. 송전선로 또한 신서산~당진화력 구간과 청양~보령화력 구간은 민원이 끊이지 않는 구간이다. 소음과 전자파로 주민 건강 피해는 물론 농축산업 피해, 지가 하락 등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충남에는 당진화력(한국동서발전), 태안화력(한국서부발전), 보령화력(한국중부발전), 서천화력(한국중부발전), 동부그린당진발전소, 부곡복합화력 등이 있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화력발전 설비(2937만㎾)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쉽게 쓰는 전기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환경문제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바로 보아야 한다. 그동안 외면했던 전력산업의 문제와 비효율적인 에너지정책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원전과 화력발전을 증설하는 후진적인 에너지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문제지만 최근 자치단체들의 변화와 시도는 의미가 작지 않다. 2012년 3월, 45개 자치단체장들의 ‘탈핵 및 에너지정책 전환 선언’과 서울시의 ‘원전 1기 줄이기 정책’은 최근 한국 사회의 에너지 담론과 정책을 이끌고 있다. 서울시 등 자치단체의 에너지행정과 정책의 핵심은 주민참여와 소통이다. 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주민참여형, 거버넌스형 에너지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 대전도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가스공사 충청지역본부, 유성구청이 ‘유성에너지동립만세’라는 마을에너지자립운동을 시작했다. 마을에너지자립은 태양광발전기 설치와 주민절전소를 통한 에너지 절감으로 에너지 생산은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낮추는 것이다. 주민절전소는 한밭생협절전소 등 현재 5호까지 설치돼 100가구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내가 절약한 전력이 남이 쓸 수 있는 생산 전력이라는 개념으로 전력을 모으고 있다.

대규모 발전과 공급 중심의 중앙집중형 에너지 시스템과 정책에 이제 작별을 고해야 한다. 지역형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수요관리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이 시급하다. 수요관리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과 정책은 자치단체가 앞장서고 주민들의 참여로 채워야 한다. 풀뿌리 에너지자치가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