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다시 만날 이별 길에도 아쉬움이 있는데
떠나 보낼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울까?
내가 보내는 사람이 아니라서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게는 하지 않을지.
그러나
그러나
나
이제
소풍 길에서 돌아갈 시간
챙겨 들고 갈 당신 사랑의 보퉁이가 있어서 행복하구나.
내가 그립거든
내가 보고 싶거든
우리에게 허락되었던 혼인의 약속을 생각해 보렴.
나 당신 있어
이 세상이 따뜻하였다.
나 당신 있어
이 세상이 행복 하였다.
나 먼저 돌아 가면
설거지 깨끗이 하고
집안 청소 깔끔이 해놓고
식탁 위에는 빨간 카네이숀 세 송이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기다리고 있을께.
29주년 결혼 기념일에 1개월의 삶을 선고받고 당신에게 쓴 글입니다.
당신의 가슴이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애숙!
당신의 마음에 아픔이 있다면
당신의 마음에 아쉬움이 있다면
당신의 마음에 슬픔이 있다면 떠나가는 나에게 모두 지워 보내주렴.
- 권건오
E-mail : fuoco@catholic.or.kr
말기 폐암으로 머리에도 퍼져서 1개월의 생존을 선고 받고 하루 하루를 이어 가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30년을 넘게 당진군 송악면 가학리 학래산방(鶴來山房) 에서 살다가 지금은 경기 안양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언제 떠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