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가득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세월은 결코 멈추게 할 수 없다.

반백의 머리카락에도

당신 향한 뜨거운 사랑은 커져만 가고.

바뀜이 있다면

그것은

깊고 그윽하며

음미해 볼 수 있는

따뜻한 정(情)의 노적가리가 사랑 안에 가득한 것.

그리고

당신에게 바친

지난날의 격정도

이제는 마음에 그려진

담담한 한 장의 수채화로 남은 것..

50이 넘은 아내가

아직도 예쁘냐고

당신은 나에게 묻지만

26년 삶의 애틋함은

우리를 서로 안에 가득 채운다.

이 세상 마감하는 날,

나는 말할 수 있다.

“당신 있음에 행복했노라”고.

결혼 26주년에 적어 두고 제대로 전하지도 못했던 글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열렬한 사랑과 격정만으로 살아질 것 같던 삶이 이제와 돌아보면 추억과 잔잔히 흐르는 끊임없는 애정으로 이어지고 있음에 새삼 놀랍니다. 인생의 고비마다 곁에서 반려하는 당신은 나에게는 태산 같은 커다란 의지였답니다. 아직도 수줍음에 이 시(詩) 하나 내 손으로 못 전하고 이렇게 띄웁니다.

권건오  |  E-mail : fuoco@catholic.or.kr

말기 폐암으로 머리에도 퍼져서 1개월의 생존을 선고 받고 하루 하루를 이어 가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30년을 넘게 당진군 송악면 가학리 학래산방(鶴來山房) 에서 살다가 지금은 경기 안양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언제 떠날지는 아무도 모른다.